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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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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0 04:07: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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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오후였던가..
요즘 저녁공연이라 아빠가 오후에 출근하기 때문에 서연이를 아빠에게 잠시 맡기고 하연이랑 수퍼에 갔다왔다. 한참 장을 보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핸드폰이 울려댔다. "빨리와! 서연이 아무리 달래도 울어~" 약간은 짜증 섞인 아빠의 목소리였다.
엄마가 없는걸 귀신같이 아는지 도대체 왜 우는거얌..
할수없이 산 물건을 배달의뢰하곤 서둘러 하연이랑 집으로 와야했다. 급한 내 마음과는 달리 하연이는 세월아네월아... 억지로 끌고 오는데 횡단보도에 과자를 떨어뜨렸다면서 그거 줏어야 한다고 난리다.
줏어봐야 더러워 먹지도 못한다고 얘기를 해도 막무가내다. 아빠는 애 운다고 빨리 오랬지. 하연이는 울고 난리지.. 정말이지..
강제로 끌다시피 해서 데리고 오는데 이번에는 놀이터에 간다고 난리다. 잽싸게 놀이터로 뛰어가버렸다. 도저히 안돼겠다싶어 놀이터에 놀고있는 애들 중에서 제일 커보이는 애들한테 하연이를 맡기고 집으로 올라왔더니 아빠가 서연이를 업고 있었다.
서연이는 아까 언제 울었냐는듯이 업혀선 쿨쿨 자고 있었다.
서연이를 침대에 눕혀놓고 하연이 때문에 다시 급하게 놀이터로 왔다. 왠걸... 하연이는 잘 놀고 있었다. 두 언니가 얼마나 애지중지 데리고 노는지 정말 너무 고마웠다.
아빠는 출근하고 서연이만 집에 재워두고 왔으니 이젠 집으로 가자고 그래도 하연이는 절대 들어갈 기미를 안보인다. 데리고 노는 애들이 "아줌마 우리가 더 데리고 놀께요.. 걱정마세요" 그런다. 둘다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한애는 706호에 살고 한 애는 앞동에 산다고 한다. 다행이 바로 아래층 공부방에 이따 공부하러 가야한다면서 데리고 놀다가 그때 하연이 데려다 주겠다고 햇다.
그냥 하연이를 맡겨두고 서연이가 깰까봐 급한마음에 다시 집으로 올라왔다. 서연이는 잘 자는데 놀이터에 두고온 하연이가 어찌 신경이 쓰이는지 자꾸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게 되었다. 내 걱정과는 달리 어찌나 잘 노는지..
한시간쯤 놀다가 애들이 하연이를 데리고 왔는데 헤어짐이 싫은지 하연이는 인사도 안하고 삐졌다. 그러곤 그 애들이 가자말자 대성통곡을 하고 울엇다. "언니 간다~ 언니 간다~" "언니 보고싶다"
"내일 또 언니들이랑 놀아". 달래도 달래도 언니를 찾아서 결국 하연이를 포대기로 업어줬다. 정말 간만에 업어보니 많이 컸다. 다리가 쑤~욱 하고 포대기 밖으로 나왔고 정말 이젠 포대긴 어울리지 않았다.
밖에서 뛰어놀아서 피곤했는데 업어주니 금방 잠이 들었다.
하연이의 바램대로 오늘도 그 언니들이 하연이를 데리러 왔었다. 한시간을 놀고 들어온 하연이는 어찌나 열심히 놀았는지 바지며 옷이며 새까맣다. 목욕시켰더니 잘 잔다. 역시 오늘도 헤어질땐 대성통곡이었다.
한여자애가 그런다. "하연아 또 놀러올께! 꼭 약속~" 하연이랑 새끼손가락까지 걸었는데 내일도 올까몰라. 고마운 동네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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