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나면 더 바빠질 줄 알았는데,예전의 생활에 비하면 정말 한가하고 여유로운 생활의 연속이다.
결혼 전만 해도 너부 바빠서 밥도 먹을 수가 없었는데........안 겪어 본 사람들은 절대로 모르는 밥 먹을 시간조차 없는 바쁜 일상은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 주고,일의 성과에 따라 만족감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여유없게 만들고,독하게 만들고,서럽게 만든다.
아이가 태어나면 그냥 집에서 아이보고 일은 쉬는 게 어떠냐는 호짱파파의 권유도 있었지만,집에서 단 며칠만 놀아도 일이 하고 싶어서 몸살이 나는 체질을 나 스스로 잘 알기에, 가능한 한 내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일이 없나하고 찾고는 했었다.
호짱이 아파서 이 번주는 집에서 아이와 함께 보냈다.그러다가 어제부터 아이를 다시 보육실에 맡기고 나니,오늘은 어쩌면 이리도 한가한 마음이 드는건지.......아이가 아파서 마음을 졸일 일도 없고,보육실의 친구들을 만나면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하니 내 마음도 기쁘고,바빠서 어쩔 줄 모르는 일도 없는 나만의 휴일같은 느낌.
노는게 어쩜 이렇게 재미있을까.
평소에는 바빠서 아침 챙겨먹을 정신도 없는데,새벽같이 일어나 남편 도시락을 준비하게도 되고,맨 물에다 만들던 아이 이유식은 다싯국물을 우려내고,닭고기 국물을 우려내고 해서 더더욱 정성을 기울이고,머리 염색도 하고,이렇게 느긋하게 글도 쓰고,남의 홈 페이지에 놀러 가서는 내세울 것 없는 부끄러운 글도 남기고.......
정말 재미있다.
어제는 저녁을 먹고 식구가 산책을 나갔다.산책이라기 보다,호짱도 재울 겸,목이 말라서 콜라를 사러 나간 거지만.호짱파파에게 물었다.
"내가 이렇게 한가하게 있으면 안돼는데.......요즘은 놀기만 하는 것 같아......."
"아이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드는 일인데,지금이 딱 좋아."란다.
다음 주가 되면 또 바빠지겠지만,지금 이 순간은 단지 나만을 위한 시간.맛있는 이유식 만드는 법을 찾고,남들은 어떤 식으로 육아를 하는지 배우기도 하고,다른 주부들과 메일 교환을 하면서 보내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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