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휴의 마지막날 드디어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빠랑 지민이가 곤히 잠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곧 지민이가 7개월이 된다 지금까지 아이가 아직 어려서 휴일에도 가까운 공원이나 근처 선희언니네 놀러가는 게 전부였다 가끔 아빠와 함께 신주쿠에 나간적은 있지만 지민이랑 단 둘이서 멀리까지 간다는 건 무리였다 기저귀 갈고 모유 먹여야 할 것 생각하면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적어도 3시간 안에 돌아올 수 있는 거리에서 놀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 3일 연휴동안 드디어 용기를 내어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을 돌아다녔다 생후부터 3살때까지 호기심이 가장 왕성하고 두뇌가 많이 발달한다는 시기인데 차츰 새로운 경험과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연휴 첫날은 타나시에 있는 아까짱혼포에 갔다 목적지가 꼭 아까짱혼포가 아니었기에 가는 길에 작은 폭포식 분수대가 있는 공원 앞도 지나고 코지마에 들러 지난주에 맡긴 카메라 수리가 끝났는지 확인도 했다 아까짱혼포에 도착해서는 앞으로 지민이에게 필요한 물건들과 시기를 체크하고 기저귀커버와 가을옷 몇 벌 분유와 기저귀 그리고 이유식 식기를 샀다 제법 무거웠지만 유모차에 겨우겨우 매달아서 집에까지 왔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도중에 우유도 먹이고 기저귀도 가는 등 어영부영 하다보니 반나절이 훨씬 지났다
그리고 둘째날은 이케부쿠로에 있는 토이자라스에 갔다 이 곳으로 이사오기 전 2년이 넘게 션샤인 빌딩 앞에 살았지만 한 번도 가본적이 없는 곳ﾙ 정말 장난감 천국이었다ﾙ 다양한 음악이 나오는 푸우전화기를 샀다ﾙ 자전거 무선비행기 조립식 퍼즐 등 지민이가 조금 더 크면 사주고 싶은게 엄청 많았다ﾙ 션샤인 시티 25주년 기념이라 어린이들을 위한 연극 뮤지컬 선물대박 이벤트 등이 다수 개최되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가족단위의 고객이 절반이상이었다ﾙ 토이자라스 앞에서는 대형 미키마우스 인형과 즉석 기념촬영을 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 인형이 너무 이뻐 유모차에서 자고 있는 지민이를 인형사이에 밀어넣고 한 판 찍었는데 기념이 될 것 같다ﾙ
앞으로도 자주 와야겠다ﾙ
자고 있는 지민이를 데리고 카메아리에 있는 경선이 병원에 갔다ﾙ 경선이가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했다 2800그램이면 지민이와 400그램 차인데 어찌 그리 작아 보이는지 뽀얗고 쪼그만한 얼굴이 많이 사랑스러웠다ﾙ 진짜 얼굴이 지네 아빠 주먹만했다ﾙ 이름은 휘성ﾙ 지민이 낳을 때 기억이 가물가물 한것이 신생아를 본다는 것이 참 새로웠다ﾙ 아이들은 정말로 빨리 크나부다ﾙ
연휴 마지막인 오늘은 회사앞 오오쿠보 축제 구경 가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비가 와서 포기했다ﾙ 대신 집에서 야니 뮤직비디오 보고 소꿉장난하고 책 읽어 주기 놀이를 하면서 보냈다ﾙ
이틀동안 혼자서 긴 시간동안 지민이를 데리고 다녔는데 전차안에서도 방실방실 잘 웃고 경선이 병원에서도 애교를 많이 부려서 많이 사랑받았다ﾙ 가끔 잠이 와서 칭얼대기도 하고 유모차에 오래 앉아 있기 싫은지 두 팔을 벌려 안아주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지만 이번 연휴기간을 통해 앞으로 어디든지 지민이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용기와 경험을 얻었다ﾙ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지민ﾙ 지민이와 함께 일본 구석구석 여행을 많이 다니고 도서관에 가서 책도 맘껏 읽을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 생각하면 너무 설레인다ﾙ
권혜경
지민이와 오랫만에 긴 산책시간을 즐기셨네요. 근데... 제 생각에는요. 유모차타고 다니는 시기에는 가능하면 사람모이는 곳에 가지 마세요. 그리고 쇼핑은 가능하면 애기는 집에 두고 혼자가서 사오도록 하세요. 지민이와 외출할때는 오로지 지민이한테만 집중! 지민이의 생활리즘에 맞는 시간대와, 지민이의 흥미에 맞는 공간을 선택해서 나가시면 훨씬 즐거워진답니다. 지민이를 바라보며, 지민이의 시각에 맞추어서 대화하면서 다녀보세요. 더 행복함을 느낄수 있을 거에요.
2003-10-14
좋은 충고 감사합니다. 첨으로 긴 시간 외출하게 되어 기뻤는데 권혜경씨 이야기 듣고 보니 앞으론 주의해야겠네요. 이번엔 아빠가 나가노로 출장가는 바람에...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 주세요. 초보엄마라 아직 모르는게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