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금요일 저녁 7시, 오랫만에 한국식 횟집 동해 어시장에서 회사 동료들이 뭉쳤다. 물론 사장님 내외도 참석했었다. 그동안 저녁 회식자리에 거의 불참하던 나도 지민이를 아빠에게 맡기고 참석하게 되었다. 사실 그 날의 주인공은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사장님이 횟집 직원들에게 나의 생일이라고 말한 탓에 축하주와 타이요리 등 특별 서비스가 듬뿍~~
시원섭섭하게 희비가 엇갈린 내가 맥주, 청하, 일본곡주 그리고 축하 레몬사와까지 짬뽕한 날이었다.
이 회사에 입사한지 햇수로 5년, 나의 일본생활이 6년이 채 안되었으니 상당히 많은 시간과 정열을 이 곳에 투자한 셈이다. 이 곳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경험들을 했다. 그 만남과 경험들 중에는 평생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있다.
올해 1월에 신문 휴간이 결정되면서. 아니 지민이를 낳고 회사에 복귀하면서부터 갖은 갈등이 계속되었다. 전직을 생각하기도 했었고 독립을 꿈꾸기도 했었다. 사회생활이라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것, 내 마음먹은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에 대해 마음 속으로 울먹이던 날들도 많았다. 그러다 골든위크에 들어가기 전 드디어 마음의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나에게 사장은 무슨소리냐고 도대체 이유가 뭐냐며 화를 냈었다. 그러나 송별회 자리에선 육아랑 일을 양립한다고 수고가 많았다며 그리고 그동안 회사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외조를 잘해준 남편에게 고마웠다는 말을 꼭 전하라고 하셨다. 때로는 자기 길이 아니라고 느낄 땐 과감하게 뒤돌아설 줄 아는 판단력이 필요하다며 나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갖가지 갈등들로 올해들어 힘들게 보낸 4개월이었지만 그만두겠다고 마음먹은 후론 마음이 편안해졌다. 왜 그동안 재충전의 기회로 일을 잠시 접을 수 있다는 선택은 고려하지 않았을까? 내가 너무 욕심이 많았나? 내가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해 준 남편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오랫만에 얻은 귀중한 이시간들을 아이와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일초 일초 소중하게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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