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우리집 베란다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비둘기 두마리가 진을 치고 앉았다.쫓아도 도망갔다가 다시 날아 오고를 반복,결국은 가엾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가만 두었더니,새벽마다 어찌나 구구거리고 날개를 파닥거려 대는지 아주 시끄러워서 죽겠다.
어제는 잠이 오질 않아서 거의 뜬눈으로 새웠는데,새벽에 겨우 눈을 붙이려니 비둘기 두놈이 너무나 시끄러운 것이다.참다가 안돼서 베란다 문을 열었더니 화들짝 놀라서 어디론가 도망을 간다.그래도 그 때 뿐,어느새 또 날아와서 건조기 밑의 작은 틈새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다.
이게 좋은 징조인지 아니면 옆집의 시끄러운 쯔쯔미상에게 불만거리를 제공해 주는 귀찮은 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그나마 어른 팔뚝만한 까마귀가 아니라서 정말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게 사실이다.
실제로 베란다에 까마귀가 집을 짓고 앉은 바람에 베란다에 나가 보기는 커녕,창문도 못 연다는 집이 텔레비젼에 방영된 적이 있다.까마귀의 집은 철사 옷걸이들을 잔뜩 모아서 만드는데,그 크기뿐만 아니라,철사 덩어리가 잔뜩 모여 있어서인지 그로테스크한 느낌마저 받게 된다.
일본은 공원이 많고 나무가 많은 나라.
일본은 고양이와 강아지의 천국.
일본은 바퀴벌레도 애완견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나라.정말로 키우는 사람들이 있음.
일본은 까마귀의 천국.
까마귀는 정말로 새라고 하기에는 엄청나게 큰데다,온통 칠흙처럼 새까맣고,머리가 좋아서 자신에게 해꼬지를 한 사람은 기억해 두었다가 두고두고 복수를 한다.가능한 한,까마귀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오늘의 격언; 까마귀는 아예 쳐다 보지도 말라.
눈이 마주쳤을 땐 공손하게 마음으로 인사를 하라.
"까마귀 곤니찌와~~배시시 ^___^;;"
그나저나,아무래도 저 비둘기들이 우리집 베란다에다 자기네 신혼살림을 차리려는 모양인데,쫓아야 되는지 그냥 두고 봐야 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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