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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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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1 21:5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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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울 동네 사람들 얘기를 좀 해야겠다.
이곳은 워낙 작고 조용한 동네이긴 하지만,가끔은 쇼킹한 일들이 있어서 사람들을 덜 심심하게 한다.
예를 들면 내가 아는 최근 3년간 이곳의 한국 아줌마들은 꼭 쌍으로 임신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 임신을 했다고 하면 꼭 예정일을 한달 안밖으로 차이를 두고 또다른 한국 아줌마 임산부가 나타나는 것이다. 작년에도 물론 한 새댁이 임신을 했는데, 이번에 또 한사람은 누구일까 다들 궁금해 하는 찰나에 나보다 한살 어린 포닥부인이 임신을 했다.근데 얼마 안가,이 아줌마가 그만 자연유산이 된 것이었다. 그러려니,이번에 아닌가부다 하고 있었는데,생각지도 못한 40살 연구원부인이 늦둥이를 임신한 것이다. 첫애는 벌써 중학생이고, 정말 생각도 못한 충격이었지만,그런 기우를 다들 신기해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 새댁이 임신을 했고,축하하는 마음과 더불어 이번에 또 다른 한명은 누굴까 내심 궁금에 기대를 감추지 못한 이곳의 아줌마들이었다.그러나 그 새댁이 배가 한참을 불러오도록 역시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기를 가지길 원하지만, 아이가 안 생기는 사람,30이 넘도록 애날 궁리 안하는 사람,나같이 밖에서 보면 충분히 몸 추스려서 둘째 낳을것 같은 사람,물론 가능성이야 모두에게 있지만,인명은 재천이라 그게 어디 쉽게 되겠는가...근데,어느날 나타났다. 그 짝이. 그건 바로 한 조수의 부인이고 나이는 40이 훨씬 넘었고,아들,딸 다 있는 한 아줌마를 우리는 아무도 임신7개월이 되도록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아줌만 물론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고,사람들은 워낙 상상도 못한 일이라,날로 살이 쪄가는 아줌마를 그냥 애처롭게 바라만 보고 있었을 뿐.한동안 쇼킹한 분위기는 계속되었고, 아줌마들의 이야기의 도마 위에 올랐지만,무엇보다도 그 쌍으로 임신한다는 징크스가 또다시 적중한것에 모두 신기해 했을 뿐이다.
다음,배철수 이야기.
배철수는 이곳에 있는 박사과정의 한 아저씨다. 나랑 학교 동기(경북대 90학번,근데 재수 했단다)이라 별로 얘긴 안해 봤어도 왠지 친근감이 가는 아저씨다. 물론 생긴게 배철수랑 비슷해서 붙은 별명이 배철수다. 이 순하고 조용한 노총각 아저씨가 갑자기 결혼을 한단다.그것도 12살 연하 띠동갑 현역 여대생이랑. 그 만남이 또한 쇼킹이다.올해 초,이 학교에서는 인제대학교에서 학부학생 5명이 5주간 교환으로 다니러 왔었다. 학부가 없는 이곳에서 얼마나 이쁘고 탱탱한 아그들이었겠는가. 연구실은 물론이고, 한국 유학생들에게도 귀염을 듬뿍받고,공부는 했는지 모르겠지만, 떠들썩하게 놀다 갔다. 그 중 한명의 여학생이 배철수의 아내가 된단다. 눈이 크고 가녀닌,순하고 착해 보이던 그 아이였던 것이다. 그들의 열애가 어떠한 행로를 거쳤는지,그리고 원거리 연애,초특급 결혼으로의 골인 까지 우찌된 일인진 아무도 모른다(대충 짐작은 가지만).물론 그 소식을 이제야 접한 동네 사람들은 초대형 쇼크에 이야기 방아를 찍어댄다. 도저히 상식적으론 불가능해,말도 안돼,어떻게 된거야,등등.근데 나는 오늘 불연듯 드는 생각이 그래,참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니, 상황이나,주위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자기 감정에 충실하고 힘찬 결단을 내릴수 있구나.하는 것이었다. 나이가 많으면 많은대로,적으면 적은대로 결혼이란 이것 저것 따져보게 되고,계산하게 되고,재보고 여하튼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기 마련인것이다. 그것이 우리같이 보통사람들,조금은 닳은 사람들의 생각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자기 기준에 맞추어 생각하니, 분명,이해하기 어렵고 놀랍기만 한 것이다. 근데 사랑에 눈이 먼 순수하고 착한 그네들은 아마 그렇치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답은 심플하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열애와는 거리가 멀것 같은 우리의 배철수는 그렇게 떠났다. 결혼얘기로 잠시 한국에 다녀온다고 나가더니,내친김에 식 올리고,신혼여행까지 갔다가, 담주에 같이 들어온단다.화끈하니,멋있다. 나는 이런 화끈함을 얼마만에 보는가.속이 시원하다.
이상은 이곳의 경사와 관련된 쇼킹한 이야기들이었읍니다.
날이 추워졌네요.
모다 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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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또 그 배철순줄 알았네~~ㅋㅋ^^*그렇게 초스피드 결혼하는게 어떤 편에서는 나을 수도 있어요.신혼 때 자주 싸우기는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연애하는 것 같은 느낌도 좋답니당. 우리도 초스피드콘~~^^* | 2003-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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