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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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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23 19:5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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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량을 체크해보니 아직은 아기가 견딜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담당의사는 하루라도 더 견뎌보자고 했다.
화장실이라도 갔다오면 양수가 많이 흐른다. 결국 소변은 침대에서 움직이지 않고 소변기로 볼일을 봤다. 꼼짝 않고 누워만 있을려니 이것도 고역이다.
이렇게 꼼짝않고 분만대기실에서 3일을 보내고 4일째 되던날 아침.
이젠 양수량도 많이 줄었고 아기 감염 위험이 크니깐 유도분만으로 아기를 낳자고 그랬다.
혹시 유도분만하다가 잘 안되어서 수술하게 되진 않을까
복막염 수술한 자리가 아직 잘 아물지도 않았는데 힘을주다가 다시 터지진 않을까
우리 아기가 아직 작은데 잘 견디고 세상에 나올수 있을까 등등..
걱정이 되었다.
난 무통분만을 신청했다. 주사 한대에 2십만원이나 한다. 하지만 2백만원이 든다고 해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의사는 둘째 낳을때는 무통분만이 큰 의미가 없을수도 있다고 했다.
난 의사에게 말했다. "저는요.. 아픈게 은슨시럽습니다."
알아듣는지 못알아듣는지..
오전 8시 유도분만을 시작했다.
9시 10분 배가 아파온다. 5분간격으로 배가 아프다.
그래도 참을만 하다. 하연아빠가 연락받고 달려왔다.
하연이때는 가족분만실에서 하연이 나오는 그 순간까지 함께 했지만 여긴 대기실에서 기다려야했다. 키스와 사랑한다는 말만 남기고 하연아빠는 대기실로 나갔다.
11시쯤이 되니 이젠 악~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프다. 나는 왜 무통주사 안 맞춰주냐고 난리쳤더니 자궁문이 3cm열려야 주사를 놓을수 있다고 한다. 너무 일찍 주사를 맞으면 산모가 힘을 주지 않아서 잘못하면 수술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2cm까지 잘 진행되던 자궁문이 죽어라 3cm로 열리지가 않는다. 의사왈 "둘째 낳는건데 이상하네.. 왜이렇게 진행이 안돼지. 약도 최대로 많이 쓴건데..." 그런다.
대기실에서도 나의 악쓰는 소리가 들렸는지 하연아빠가 따지러 들어온것 같다. 저렇게 힘들거면 무통분만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11시 반이 넘은시간. 간호사가 오더니 12시까지 걸어다니라고 한다. 우와 아파 죽겠는데 걸어다니라니.. 결국 배를 움켜잡고 침대에서 내려와서 걸어다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진통을 하면서 애기가 내려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의사가 들어오더니 자궁문이 3cm열렸다고 했다. 난 빨리 무통주사 놓아달라고 난리를 쳤다. 간호사가 마취과로 호출하는것 같았다. 그런데 3cm열리고 나니 정말 금방 금방 진행이 되었다.
결국 분만대로 옮겨지고 마취과 의사가 달려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아기 머리가 보이고 나올려고 하는 것이다.
아~ 누가 그랬던가? 하늘이 노래지면 아기가 나온다고...
하늘은 안보이고 천정의 불빛이 가물거렸다.
우리 둘째가 나왔다. "으앙~~ " 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 나 세상에 나왔어요 하는것 같았다. 하연이때는 낳자말자 내 가슴에 올려서 안게 해줬는데 우리 둘째는 얼굴도 안보여주고는 "지금 12시 48분이고 2kg 딸입니다." 그러더니 휙하니 데리고 나가버린다. 내가 본것은 둘째의 시커멓고 쭈글쭈글한 다리 한짝이었다.
어쨌거나 무사히 해냈다는 안도감으로 세상이 편안하다. 이렇게 평온할수가... 회음부 봉합 수술을 한다. 그러고는 기억이 안난다. 내가 어떻게 대기실 침대에 누워있는지.. 누가 날 옮겨다 놨는지..
깨어나니 남편이 곁에서 미소를 짓고있다.
아~~ 평온하여라..
2003년 5월 16일 낮12시 48분 2.06kg 공주님이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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