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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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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4 00:5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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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방학이면 의례 책보따리 싸들고 시골 큰집으로 놀러갔다. 아버지 형제들이 많으니 당연히 사촌도 많고 고만 고만한 또래도 많았지만 방학만 되면 모두 시골큰집에 모이는거는 그저 당연시 되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큰어머니의 고생이 어땠는지 가히 짐작하고 남음이다.
우리 큰집은 경북 청송군 진보면 합강리였는데 평산신씨가 모여사는 집성촌이었다. 그 동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산과 들과 강이 조화로운 마을이었다. 너무 안타까운 것은 임하댐 건설로 지금은 수몰지구가 되어 그저 추억으로만 되어버린 고향이다.
마을로 들어갈려면 강을 꼭 건너야만 되었는데 나중에서야 큰 다리가 생겼지만 다리 없을때는 배로 건너든지 아님 흔들징검다리를 건너고 가야만 했다.
나보다 작은 애들도 막 뛰어서 잘 건넜지만 난 유독 겁이 많아서 건너지도 못하고 맨날 쪼그리고 앉아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럼 사촌언니나 오빠가 나를 업고 건넜었다.
강을 건너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큰 아주 큰 소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특이한 것은 소나무 둥지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애들 둘셋은 들어가서 앉아도 될만한 크기였던것 같다. 애들이 하도 들락날락해서인지 시커멓게 뚫린 구멍이 맨질맨질했던것 같다.
나중에 알고보니 오래전에 어떤 꼬마가 그나무 아래서 추워 불쬔다고 모닥물 피우다가 나무에 불이붙어 그런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알고보니 그 꼬마가 바로 우리 아버지이시다..
그 소나무를 지나 시골길로 들어가면 사과나무가 즐비하고 수박밭도 있었는데 내기억에 오래도록 남는것은 바로 도라지 꽃이였다. 멀리 한밭가득 도라지 꽃이 만발했었는데 얼마나 장관이었는지 모른다.
내가 보라색을 좋아하게 된것도 아마 그 도라지밭 때문이었으리라.
봄햇살이 얼마나 따가운지 여름에 피는 도라지꽃이 자꾸 생각이 난다. 아~~ 그리워라 어린시절이여...
<도라지>
▶ 꽃말 : 영원한사랑,성실,순종
▶ 다른이름
- 길경, 경초
- 명엽채
- 도랍기
▶ 자생지
- 전국
- 산지 높은곳, 낮은곳
- 양지쪽, 음지쪽
- 산골마을 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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