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보육원으로 옮긴지 9일째 날이다. 지민이가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식사와 간식도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는 등 조금씩 보육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담당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서도 전날까지 마음이 썩 편치 않았었다.
매일 아침 지민이와의 이별 시간 때문이다. 보육원 입구에 들어서서 자전거를 주차시키고 신발장과 로커를 지나 오무츠카바다이에서 종이 기저귀를 천 기저귀로 갈아준다. 그리고 각종 준비물들을 사물함 및 개인 서랍장에 챙겨 넣는다.
그 때까지만 해도 활짝 웃고 있는 지민이가 민들레반 클라스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엄마와의 이별의 시간이 가까워짐을 아는 듯 울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가 바이바이를 하면 으-앙 하고 큰 소리를 내어 울어버린다.
어제 아침은 평소보다 15분 정도 여유있게 나가 민들레반 클라스 안에서 지민이랑 놀아주었다. 출근 시간에 맞추어 슬슬 일어나야 될 시간이 되자 나오코 선생님이 옆에 오셔서 지민이를 향해 손을 벌렸다. '지민아 선생님한테 오렴'이라고 하자 놀랍게도 지민이가 미소를 지으며 선생님에게 얼릉 안기는 것이다.
선생님과 지민이의 환한 미소를 보는 순간, 드디어 지민이가 보육원 선생님을 따르게 되었음에 기쁘면서 그동안 선생님이 얼마나 아이에게 애정을 보여주셨나에 감사했다.
오랜만에 아침 출근길의 발걸음이 가벼운 날이었다.
다행이다. 적응을 잘해서...
떨어지기 싫어 우는 자식을 뒤로 한채 가야하는 맘이 오죽했으랴...
그 동안 맘에 여유가 없었구나!
지민이 예쁘고 사랑스런 아이라 누구라도 잘 보살펴 주실것 같다.
날씨가 너무 좋아 매일 같이 자연이와 자유랑 공원이랑 놀이터에서 살다시피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밤에 잠도 잘자고 건강하게 잘지내는 듯 하다.
힘들어도 언제나 힘내고 맘에 여유를 가지면서 살길 바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