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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기차안...
우리 동네는 city에서 너무 멀다 .40분 정확히 가면 나오는데, 만약 3시까지 가야 하면 적어도 2시 15분에는 타야된다. 대구 살때는 친구 만나러 시내 가려면 15분쯤이면 뚝딱이어서 두번도 나갈 수 있었는데...
매번 기차 타면 난 잔다. 자고 또 자고 일어나고 도착하지 않을 때가 많다.
약간 기대 앉아서 고개를 팍 숙이고 자면 흔들림 없이 아주 잘 잘수가 있다.
오늘은 신체 검사가 있는 날이다. 멀쩡하다가도 신체 검사 받는 날이 오면 괜히 몸도 더 아픈 것같고 혹시 불치병이 있는건 아닐까 하는 쓸네 없는 걱정도 해본다.
하지만 매번 건강 그 자체다.
너무 신경을 쓴 탓인지 자면서 신체 검사 받으러 가는 꿈을 내내 꿨다. 막 돌아 다녔는데 그래서 더 피곤하다.
아~! 지금 참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신체 검사 받는 주소와 전화 번호가 적힌 수첩을 두고 왔따. 이 말은 내가 지금 어디에 가야 하는 지를 모르고 무작정 city로 가고 있다는거다.
큰일인데....외워볼까?
4.....h......2.....l....melbourne
만 생각난다.
앞글자만 생각난다. 그나마 내가 예약 확인 한다고 전화 하면서 주소를 봤기 때문에 이나마도 기억난거다.
전화번호를 생각해내자
98......03...
아~ 큰일이다.
나 원래 꼼꼼(?)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중요한 날 이런거 안 빠뜨리는데 요즘은 정말 자주 깜빡한다.
그나저나 이일을 어떻게 한담?
4....h....2....ㅣ....melbourne...뭐 어쩌라고 이것만 생각날까...
무슨 암호 같다 .
차에 탔는데 히터를 안 끄고 나와 다시 들어가 끄고, 또 차에 타서 시동 걸었는데 서류를 하나도 안 챙겨 나와 다시 들어가 챙겨 나오고, 또 나왔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돈이 없네...다시 들어가서 지페 하나 들고 나왔다. 기차역에 가니 차 댈곳이 한군데도 없어 헤매다 보니 기차는 떠나가 버리고 부랴부랴 가까운데 세우고 와보니 역장이 없다. 그 말은 머신으로 티켓을 끊어야 한다는건데 난 동전이 없다. 머신은 동전밖에 안 먹는다. 그래서 매점에 들러 커피 하나 샀다. 그랬더니 다 지페로 바꿔주네...그래서 머신 끊어야 한다고 설명하고는 동전 찾아 와서 보니 기차 시간 7분이나 남았다.
하이고 그러다 차를 타니 제일 중요한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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