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아이의 이불을 덮어 주려고 잠시 방에 들어갔다.워낙 잘 때 이불을 차고 자는지라,몇십분에 한번씩 체크하곤 하는데,아니나다를까 반은 덮고 반은 차던지고는 열심히 자고 있다.
이불을 끌어당겨서 덮으니 갑자기 두팔을 뻗어서 내 손을 잡는다.순간 아이가 잠이 깬건가 싶었지만 잠결에 내목을 안으려고 했던 것 같았다. 아이와 나는 서로 목을 꼭 끌어안고 잠을 잔다.한밤중 내내 나의 팔베게 속에서 자고있는 아이를 잠결에도 확인한다.자다가도 몇번씩 깨어나서 이불을 차던진건 아닌지,맨땅까지 굴러가서 자고 있는 건 아닌지 살핀다.
아이가 태어나고 참 많은 것이 변했다.모든 것이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이젠,이 아이를 빼놓고는 나의 생활을 이야기할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아이와 함꼐 먹고,자고,놀고,나의 모든 관심사가 아이가 어떻게 하면 좀 더 밝게 자랄 수 있을까 내지는,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로 연결되곤 한다.
결혼 전에는 이런 느낌을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다.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단순히 아이가 태어나면 참 바쁘겠구나,아이와 어딜가도 항상 붙어 다녀야 하니까 참 곤란스럽겠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
막상,아이가 태어나고 말그대로 집앞의 편의점에 갈 때도 아이와 함꼐 가야 하는 입장이 되고 나니,바쁠 것 같고 곤란스러울 것 같던 그러한 일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럽다.아이가 나의 모든 것이 된다더니 그말이 맞다.
이제 둘째가 태어나면 또 아주 바빠질거라 상상해 본다.한 아이를 재우고 나면 또 하나가 깨서 울던지,큰아이와 놀아 주어야 하는데 작은 아이를 돌봐야 하니 마음대로 안될 것도 같다.다들,첫애한테 잘 해주라고,동생이 태어나면 많이 힘들어 한다고들 한다.나도 걱정이다.
하지만,막상 닥치면 의외로 간단할지도 모른다는 안일한 생각도 해 본다.첫애 태어나기 전에 가졌던 의문들이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지금은 단지 우리 큰아이에게 온정성을 다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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