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6도나 되는 더운 날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호짱의 돌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오셨다.
우리 부부는 아침에 쇼핑을 하느라 약간 늦게 태종대에 도착했는데,가 보니 보살님과 신도님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차리고 계셨다.나는 식당에서 하니까 당연히 그 쪽에서 알아서 해 주겠지 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보살님이 태종대 사장님이랑 떡집에 무지 화를 내셨다고 한다.떡도 제대로 안왔고,태종대에다 만들라고 시킨 음식도 제대로 안나왔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허둥지둥,보살님이 시키신 대로 음식을 다시 만들고 하다 보니 시작 예정이었던 3시보다 1시간이나 늦어 버렸다.
누구 돌집에 가 본 적도 없는 나는, 돌상에도 격식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늦게 와서 밍기적거리고 있으려니 굉장히 죄송했지만,할 줄 아는게 있어야지.....그냥 오시는 손님이나 맞고 다들,어색해 하지 않도록 신경쓰는 것 밖에는 할 일이 없었다.
조금 늦게 도착한 터라,우리는 초스피드로 허접 플랭카드를 대충 만들어 붙이고,크게 확대한 호짱의 사진을 여러 장 벽에다 붙였더니,바로 위의 메뉴 그림이랑 상당히 매치가(?) 잘된다.
어쨌든,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고,기다리고 기다리던 지지미 수십 장이 쌓인 단이 나오자 마자 돌잔치를 시작했다.
호짱을 보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하이고~씩씩하게도 생겼네~너 남자야 여자야? '한다.희한하게도 나는 그 말이 칭찬으로 들린다.왜일까......^^
이야기하고 먹고 하는 사이에 호짱은 계속 장난감 아저씨 옆에서 논다.오늘 오신 분들은 특별히 호짱을 이뻐해 주는 분들이지만,그 중에서도 호짱은 장난감아저씨를 제일 좋아한다.
몇 시간을 장난감아저씨 옆에서 잘 놀다가 우유를 먹이자 깊은 잠에 빠진 호짱을 눕혀 놓고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사람이 많아도 울기를 하나,이 사람 저 사람 잘 안겨서 놀고,가끔 엄마나 아빠를 찾아서 한 번 안기고는 또 놀고......신통방통이다.
사람들은 호짱이 마구 걸어 다니고,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고, 말하는 사람을 흉내내고,테이블석에서 바닥으로 내려 가고 올라 오고 하는 것이 아주 놀라운 모양이다.호짱은 10개월에 걷기 시작했는데,마치 걷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았던 것 처럼, 비틀거리거나 넘어지지도 않고 잘 걷는다.
어느새 바쁘신 분들은 먼저 가시고,테이블은 다른 손님이 들어 올 수 있도록 3~4개만으로 줄인 후,우리는 7시까지 태종대에 있었다.
일본에서 돌을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드문 일이다.그리고 식당을 완전히 빌려서 하는 경우도 드물다.태종대도 아이 돌을 치뤄 본 적이 없었던지라,준비가 많이 부족했다며 아주 미안해 했다.아무쪼록 편하게 즐겁게 놀다가 가라고 하는 말에 우리는 정말 내 집처럼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지금 쉐리에서는 남편과 종범이,강현이,최시용씨,지성진씨,구영서씨등이 반쯤 망가져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있단다.모두에게 참 고맙다.
오늘은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든 하루였다.
아 참!,오늘 호짱은 신용카드를 덥썩 잡았다.요즘은 돈 대신 카드를 놓는다고 한다.평소의 호짱을 보면 연필을 잡을 줄 알았더니 전혀 의외였다.
주방안에서 일하시던 분들까지 나오셔서 구경했는데,호짱이 카드들 잡자,모든 사람들이 박장대소를 하고,카드를 한 손에 든 호짱도 신이 나서 웃고 난리다.ㅋㅋㅋ 너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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