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전 클라스 보충수업이 시작되었다.작년까지는 어떤 식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올 해는 한국 학생들은 나더러 보충수업을 해달라고 했다.
작년 4월에 일본으로 건너 와서 지금까지 배운 내용들의 총복습이기 때문에 단순히 책을 훌훌 훑으며 지나가기는 싫어서 밤늦게까지 테스트용 문제를 만들었다.
내가 매일 가르치고 있는 것도 아니니,아이들의 레벨체크도 힘들고 애매해서 어쨌든 가장 중요하고 시험에 자주 나오는 표현들을 중심으로 문제를 뽑았다.
4시간하는 수업이 너무 짧다는 아이들의 반응.어쩌다 보니 중국아이들이 한국 아이들보다 몇배나 많아서 항상 못마땅해 하던(중국애들 시끄러워서 수업이 안된다는) 아이들이 너무나 열심히 수업에 열중하는 바람에 나도 열이 올라서 열심히 열심히 가르쳤다.
사실,내가 낸 문제들은 좀 어려운 편이었지만,4시간 수업이 끝나고 하나하나 오늘 배운 것들을 새로 정리하면서 질문을 하니,처음에는 답을 못썼던 문제를 술술 잘도 대답하는 것이었다.
밤을 새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떻게든 이 물가비싼 나라에서 공부해 보겠다고 눈이 빨갛게 되어 학교에 오는 아이들과 칠판에 뭔가를 쓰면서 뜻을 물어보기도 전에 저 알아요~하며 열심히 대답하는 아이들.하나도 안빼놓고 전부 기억하겠다는 듯,열심히 필기를 하는 아이들.그리고,하나하나 다시 질문을 하니,아까까지도 몰랐던 것들을 떠듬떠듬이지만 대답하는 아이들.
대학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잠시 보류하고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지만,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대학교수가 아니라,일본어 학원에서 시간강사를 해도 뿌듯하기만 하다.
한 아이가 이제부터 한밤중에 아르바이트를 한단다.밤을 꼴딱 새는데도 시급은 낮에 일하는 거랑 똑같단다.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야근수당도 없다.
하지만,아니꼽다고 그냥 아르바이트를 그만 둘 수도 없는 것이 유학생의 현실이니,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을 때까지 만이라도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
그 아이에게 나의 풍부한 철야 아르바이트 경험담들을 이야기 해 주면서,한가할 때 남들 모르게 공부하는 비결까지 전수를 했다.수업끝나고 한참을 이야기 하다 보니 어느새,2시간이 지나 있었다.
나이 어린 아이들이 혼자 몸으로 이국땅에 와서 겪는 고생이 말이 아니다.일본 유학한 사람중에 안고달픈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지만,그래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쓰리다.
얘들아 힘내서 너희들이 원하는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랄께.그리고,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라면 도와줄께.
힘들 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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