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마음이 조마조마하다.집으로 구청직원과 내가 신청한 보육원의 직원이 가정방문을 오기 때문이다.아침에 아이를 보육마마에게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11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다.보통은 호짱파파가 출근할 때 함께 나가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오면 10시쯤 되는데,오늘은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 어슬렁 거리다 보니 점심 때가 다 되어 버렸다.
보육원 입원을 희망하는 다른 집에도 들러야 하기 때문에 오후 12시부터 4시 사이에 언제 올지 모른다고 하는데.마냥 기다리자니 마음이 안놓여서,빨래하고,쓸고 닦고,난리 법석을 떨고는,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다가 글이라도 쓰자 싶어졌다.
호짱은 보육원에 들어갈 수 있을까.......지금처럼 보육마마에게 왕복 2시간 가까이 다닐 수는 절대 없다.둘째까지 데리고 그 먼 데를 다닌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지금도 너무너무 힘이 드는데......어떻게 해서든 호짱을 보육원에 넣어야 한다.
우리가 사는 곳은 교육으로 유명한 분쿄구.처음 털보 아저씨가 살던 집에 우리가 신혼 살림을 차렸을 때만 해도 교육으로 유명한 곳? 알게뭐야! 싶었는데,아이가 막상 태어나니까 이건 잘된건지,잘못 된건지,보육원에 들어가려는 아이들 숫자가 다른 구와는 비교가 안된다.
명문대학에 유명한 사립중,고등학교들이 쫙 모여 있으니 위장 전입자도 많다고 한다.한국의 강남 8학군이다.예전에 살았던 코히나타는 정원외에도 19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1년 가까이 기다려도 우리 아이 순번은 돌아 오지를 않았다.
이번은 XO 보육원.일부러 이 보육원 가까이 이사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왜냐하면 이 보육원은 0살(일본은 태어나서 1년까지는 0살이다) 짜리 입원은 없고 1살부터 입원 대상이 되기 때문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만약,0살부터 받아주는 보육원의 경우,다른 구로 이사를 가지 않는 한,그대로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들어 가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웬만한 일이 아니면 절대 퇴소는 안한다.그러다 보니,기다리는 사람이 많아도 순번제로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다.
1살 입원부터인 경우는,0살 기간에 다른 보육원에 다니더라도 모두 다시 신청하기 때문에 들어갈 확률도 크고 뽑는 인원 수도 많다.홍고 보육원의 경우는 15명을 뽑는다.
오늘 아침,지호를 데려다 주고 나오다 하나짱 엄마를 만났다. 하나짱이 올해 들어가야 할 보육원은 0세영아부터 받기 때문에 1살아동은 4명밖에 뽑질 않는다.그런데 13명이 신청했다고 한다.같은 보육실에 다니는 아이 히로군도 그 중 하나이다.
하나짱 엄마는 둘째가 태어난지 아직 한달도 안됐기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죽겠다고 한다.만성 수면부족으로 머리는 무겁고 아직 조리를 해야 할 때인데도 그냥 움직일 수 밖에 없어서 힘들어 했다.
무엇보다도 하나짱이 보육원에 못들어가면 어쩌냐고 걱정이 태산이었다.이 시기에 보육원 입원을 신청한 엄마들은 다들 똑같은 생각이다.그래도 하나짱네는 보육원에 못들어가더라도 보육마마에게 계속 맡길 수 있지 않냐고 위로를 했지만,그것도 말이 쉽지 장난이 아니다.
보육마마에게 아이 둘을 한꺼번에 맡기면 돈이 6만엔 가까이 된다.휴~~~.보육원은 부모의 수입에 따라 조금씩 달라 지는데 그래도 보육마마보다는 조금 싼 편이라고 한다.
오오츠카 보육원은 4명밖에 안뽑으니 하나짱은 들어가기는 틀렸다며 하나짱 엄마는 눈물을 보였다.4명 뽑는데 13명이 모였으니 3:1이다......
보육원 때문에 답답하고 몸도 마음대로 안 움직여지고,여러가지로 힘이 드는 모양이었다.둘째가 태어나니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고 ,하나짱에게는 소리만 지를 뿐,제대로 챙겨 주지도 못한다며 첫째가 불쌍하다며 많이 울었다.
나도 그런 날이 이제 오겠지.......
얼른 가정방문이랑 면접이 끝났으면 좋겠다.그리고 보육원 발표도 얼른 끝났으면 좋겠다.넘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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