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에 내 고등학교 시절부터의 단짝친구 운주가 온다.운주의 언니인 연주언니가 이번에 동경대학교 조교수로 발령이 나면서 겸사겸사 해서 오는 것 같다.운주랑은 정말 사춘기 시절부터 함께 보냈기 때문에 서로를 너무너무 잘 안다.
어렸을 적에는 유치하기는 하지만,서로에게 애칭을 붙여서 편지를 주고 받기도 하고,대학에 들어가서 헤비메탈에 푹 빠진 내 덕에 시끄러운 하드록 카페에도 잘 따라 다녔다.물론,들어가면 30분도 못견디고 나가자고 졸라 대기는 했지만.
운주야말로,내 고등학교 시절,대학시절의 대부분의 친구들을 다 만난 아이이다.남자친구를 사귀는 타입도 아니고 해서 언제나 내가 누군가를 만나면 함께 있곤 했었다.그 시절 내 친구들중에는 운주를 모르는 아이가 없을 정도였다.
대학을 마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도 운주는 나와 함께 살았다.여성스럽고 다정다감했던 운주와 그 당시만 해도 요리나 여자가 하는 일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일이 재미있었던 나와는 비슷한 점 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았지만 어떻게 그렇게 죽이 척척 맞았는지 모르겠다.
참 요즘 세상에는 찾아보기 힘든 순수한 스타일인데,그러고도 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내는 걸 보면 신기하고 대견하기도 하다.이번엔 제 강아지 밍크까지 데려 온다는데 이 일본땅에서 강아지를 어떻게 하려고 참!.연주언니네 아기 현이랑 우리 지호는 강아지가 예뻐서 어쩔 줄을 모르겠지만.^^*
운주는 이번에 좀 오래 있다가 간다고 한다.얼만 있을 예정인지 모르겠지만,우리 집에서 나랑 함께 놀고 여기저기 돌아 다니고 하면서 보내야겠다.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얼마만에 만나는 친군데......
남편은 아직 운주를 못만났다.말로만 많이 들었을 뿐인데 이번에 만나면 서로 뭐라고 할까?.챙피해서 방명록에 글도 못남기는 운주는 과연 얼마나 변해 있을까?.아마 하나도 안변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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