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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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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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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26 02:36: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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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없으니 베란다에서 담배 피울사람도 없고 오늘은 대대적인 베란다 청소를 했다.
선물받은 서양난도 내가 키울줄 몰라 그런지 물을 때마춰 준다고 하는데도 벌써 꽃은 몇개 안남기고 다 떨어져버려 화분 보기가 민망해.. 마른 잎을 잘라내고 고개숙인 꽃잎 떨궈내고 정리해보니 아직 싱싱한 잎은 볼만 한것 같아서 열심히 물을 줬다.
에어컨 실외기 위에 차지하고 있던 마른 꽃다발들도 다 정리했다. 한때는 드라이플라워를 좋아해서 꽃들 열심히 사다 날랐던 적이 있었다. 꽃을 이쁘게 말릴려면 적당히 폈을때 말려야 이쁜 모양이 된다. 너무 피면 생화로 늦게까지 봐서 좋지만 말려놓으면 모양이 안나오고 또 작은 봉우리로 말리면 너무 작아져 별루다.
재털이를 비워 깨끗이 씻어 말려놓고 테이블에 떠돌아 다니던 담배재도 하수구로 보내버렸다. 내가 물청소를 하면 신난것은 하연이다. 어찌나 간섭을 하고 거드는지 한마디로 걸그친다.
서연이 잘때 얼릉 청소해놓고 하연이도 목욕시키고 나도 깔끔하게 샤워할려고 하니 어디 도와줘야 말이지.. 문닫고 혼자 할려고해도 문열라고 두드리고 난리치면 서연이 바로 깨울깨 뻔한데..
다행히 샤워를 다 하고 나올때까지 서연이는 잘 잔다. 깨끗이 씻겨놓으면 금방 현관으로 달려나가 발바닥 새까맣게 만드는게 싫어서 아예 입구에다 매트리스를 깔아버렸다. 하연이는 왜이렇게 현관에있는걸 좋아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아마 그곳을 통해야만 누구든 들어오고 밖으로 나갈수 있다는걸 알아서 그런걸까...
아무튼 깔아주니 자기세상이다. 아예 베게를 들고와선 눕기까지 하더니 나중에는 야채놀이를 했다. 밖으로 잘 데리고 나가질 못하니 하루하나의 이벤트를 만들어줘야지 하는 심정이다.
그저께는..
애들 둘 재워놓고 집에 먹을 간식이 없어서 정말 신속하게 슈퍼에 갔다왔다. 세상에.. 5분은 됐을라나.. 아니 한 7,8분 됐다치자.. 최소한 낮잠 1시간은 자던애가 그새 깨서 식탁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울고 있었다. 언니가 그렇게 우는데도 서연이는 쿨쿨...
놀래서 보니 오줌을 잔뜩 싸고는 온얼굴에는 눈물 범벅이 되서.. 어찌나 미안하고 불쌍한지 바지 벗기고 안아줬더니 서러워 더 크게 울었다. 오줌이 마려워서 자다 일어났는데 바지 벗겨줄 엄마가 없으니 얼마나 놀랬겠는가.. 애고 애고.. 이러니 쓰레기를 버리러 가고싶어도 마음 편하게 나갔다 오질 못한다니깐..
이번 주말에 여주가 온다니 밀린 쓰레기도 버리고 하연이도 콧바람좀 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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