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이가 실오라기 하나없는 대머리로 변신했습니다. 머리 숱이 워낙없어 언젠가 한번 깍아주려고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아직 너무 어리지 않나 싶어 미루어 왔죠. 근데 얼마전 머리를 한번 밀어주는게 좋지않겠냐는 시어머니의 전화에 당장 실천에 옮기게 되었어요.
빡빡 민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아빠랑 엄마 지민이 세가족이 목욕탕에서 고생 좀 했더랬습니다. 샴퓨를 듬뿍 묻혀 면도칼로 미는데 남편은 걱정이 되었는지 너무 살살 미는 바람에 30분이 지나도 크게 진전이 없어 첫 날은 거기까지만 하기로 했죠. 예상시간 초가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아기를 얼음찜질해 주었습니다. 쥐가 파먹은 것처럼 듬성듬성 깍인 머리를 보면서 많이도 웃었습니다.
둘째날 어제같은 실수를 번복하지 않겠다는 필사적인 각오로 온 가족이 목욕탕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이날도 역시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지 않더군요. 이 날도 30분이 훨씬 넘어서야 방법을 터득한 남편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고생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결국은 이쁘장한 모습의 지민이 탄생하게 되었어요. 이번에는 지형이처럼 숱이 많이 많이 나기를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