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민이가 내 옆에 앉아서 방실방실 웃으며 가끔 큰소리로 옹알옹알대기도 한다. 컨디션이 무척 좋아 보인다. 지 앞에 장난감을 가득 널어놓고 놀면서 가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엄마를 올려다보며 애교 섞인 눈빛을 보낸다. 오늘따라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새벽까지 고열로 땀을 뻘뻘 흘리고 큰 소리로 울며 잠시도 엄마 품에서 떠나려 하지 않아 아빠까지도 잠 못자게 하던 녀석인데 거짓말처럼 몇 시간 전부터 정상으로 돌아왔다.
어제 아침 보육원에 도착해서 평소처럼 아이 체온을 재는데 38.5도였다. 아침에 나올때까지만해도 그렇게까지 아이몸이 뜨겁지 않았기에 너무나 놀래버렸다.
즉시 남편과 회사쪽에 전화한 후 소아과로 달려갔다. 환절기라서 그런지 지민이보다 먼저 와 있는 아기들이 여럿 대기하고 있었다. 순서를 기다려 의사선생님께 증세를 이야기하고 진찰을 받았다. 열이 나는 것 말고는 전혀 문제가 없단다. 혹시 3일동안 열이 나다가 몸에 빨간 돌기가 나는 돗바쯔일지도 모르니 열이 나더라도 걱정은 하지 말고 혹시 돌기가 나면 다시 병원에 오란다.
의사의 말을 듣고 다행이다 싶어 남편에게 지민이를 부탁하고 난 회사로 갔다. 일본와서 지민이는 병원에 3번 갔는데 2번은 고열로 1번은 두드래기 때문이었다. 근데 공교롭게도 3번 전부 신문마감때였다. 이번에도 역시 마감인데 특히 7주년 기념호에다 직원 한명이 그만두는 바람에 이만저만 바쁜게 아니다. 남편이 나보다 훨 바쁘긴 하지만 회사에 소속된 사람과 자기일을 하는 사람은 이럴 때 차이가 난다. 남편에게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회사로 향했다.
집에 돌아왔을 때 남편은 하루종일 지민이를 돌보느라 힘들었을텐데도 나 피곤하다며 따뜻한 물에 목욕하라며 목욕물을 준비해 주었다. 아이고 나 감동 먹었다.
그때까지만해도 지민이는 웃기도 하고 평소처럼 잘 지냈었는데 밤 10시경부터 다시 고열이 나더니 새벽까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울고 보채고 난리였다. 옆집 사람들 깨지나 않을까? 저러다 아이 목이 쉬는 건 아닐런지 걱정될 정도의 큰 울음소리가 계속되었다
그러다 아침에 소리나는 장남감 비행기를 쥐어주고부터 웃기 시작하더니 젖도 먹고 열도 많이 내렸다ﾙ 어제 심할 때는 아이의 증상이 몇일이나 계속될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ﾙ 또 선배들이 말하던 것처럼 이제 초유의 힘이 떨어지며 자주 아프기 시작한다는 시기가 찾아왔나부다고 생각했었다ﾙ
어찌되었건 지민이가 나아서 다행이고 가족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였다는 점에서는 잊지 못할 이틀간이었다ﾙ
생후 6개월 2주째
6개월.......이면 혹시 톳파쯔신 아닌가 모르겠네요.예전에 호짱 톳파쯔신 했을 때 써둔 육아일기가 있으니까 한번 참고해 보세요.전부 낫는데 한 일주일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몸에 빨간반점이 돋으면 낫고 있다는 신호거든요.그냥 환절기 감기일지도 모르겠구요. 너무 걱정 말아요.아기들은 한번씩 아프고 나면 훌쩍 큰답니다.아프려고 크는거예요^^*
지민이가 나아서 정말 다행이다. 언니,시용오빠를 보면 참 놀라워. 아이가 생기면 이전과는 달리 삶의 중심이 온통 아이한테 가나봐? 존경스런 모성과 부성 게다가 성숙해지는 부부애..지민이가 두사람을 그렇게 만든건가? 원래 특별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인건가?^^*
2003-09-27
권혜경
많이 힘들었겠어요. 지금은 다 나았지요? 아픈날은 가끔 있는 일이니까 담뿍 사랑해주세요. 엄마의 모성애는 이럴때 발휘한다! 하는 생각으로... 잠안자고 꼴딱 세워가며 간호하고, 지켜보고, 그렇게 사랑으로 돌보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결코 힘들어하지 말고(물론 힘들지만) 나밖에 그 누구도 해 낼 수 없다고 자부심을 갖고 접해 보세요. 전 그럴때마다 건태 엄마된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더라구요. 내가 해 냈다!하는 생각으로... 지민아빠, 정말 좋은 아빠고 좋은 부군이십니다. 작은 사랑을 표현할 줄 아시니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