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선희언니 딸 세민이 보육원에서 여름마츠리를 한다길래 지민이를 데리고 따라 나섰다. 사실 마츠리에 대한 관심보다는 지민이가 1살이 되면 그 곳 보육원으로 보낼까하는 마음으로 시찰(?)하러 간 것이다.
시모샤쿠지이 제 3 보육원으로 국립보육원이며 생후 58일부터 5세까지 받고 있었다. 시골마을의 작은 초등학교를 연상시키는 건물로 생각보다 제법 컸었다. 2층 기역자 모양으로 총 20개정도의 방이 있는데 개월수별 혹은 연령별로 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아동관이라는 놀이방이 각 방 2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넓은 운동장이 있다는 점과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 그리고 주변에 꽤 넓은 고추, 파, 양배추 및 각종 채소 밭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산교육을 시키도록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직접 밭에서 아이들이 고구마를 캐어 구워먹을 때도 있단다.
마츠리에서는 학부모회가 준비한 금붕어 낚시, 풍선뽑기, 펫트병 볼링, 과자나 음료수 먹기 등의 게임이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보육원 아이들이 여름용 기모노를 이쁘게 차려입고 운동장에서 음악에 맞춰 큰 원을 그리며 오도리(춤)를 추는 모습이 참 이뻐보였다. 우리 지민이에게도 곧 저런 날이 오겠구나라고 생각하며 혼자 미소를 지었다.
한편 집에서 낮잠을 자지 않은 지민이는 보육원 운동장에 도착하자마자 유모차안에 곤히 잠들었다. 30분 정도 아기가 자는 동안 우연히 서울신문 사장님을 만났다. 주간지를 발행하고 있어 토요일이면 마감으로 바쁘실텐데도 아들을 데리고 마츠리에 참가한 걸 보면 참 가정적인 것 같았다. 사장님 말로는 이 보육원은 학부모 모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특히 아빠들의 모임이 더욱 그렇단다. 사장님 애는 사실 작년에 이 보육원을 졸업했는데도 학부모회원들이 연락, 아이들과 부모들이 마츠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오늘 참가했다고 한다니 놀랍다.
일본은 역시 동네사람들끼리 아기자기하게 즐길 수 있는 마츠리 문화가 참 잘 발달되어 있구나 하고 다시 한번 실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