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남편의 핸드폰은 컴맹 고객들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로 5분상간으로 울려댄다.하도 자주 울리다 보니,아예 전화기를 들고있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집에 돌아오면 전화기를 꺼놓으면 좋으련만 언제 어디서건 궁금증을 풀어 달라는 고객들에게는 밤이고 낮이고 없다 보니 그것도 여의치가 않다.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하고 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5분이 멀다않고 "글자가 안써저요","로그인 하셨어요?","로그인이 뭐예요?","왜 사진이 안떠요?","어디어디 눌러 보세요","혹시 밑에 벌써 떠 있는거 아니예요?","누구네는 이번에 디자인 바꿔줬던데 우리도 바꿔줘요"...... 맨날 이런 식의 대화이다.
잘 참고 전화응대를 하고 있는걸 보면 참 다행이다 싶다.나같으면 목소리에 짜증이 확 섞일 것 같은데도 잘도 조용조용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하긴,나도 컴퓨터를 잘 몰랐던 시절,남편이 회사가고 난 후에 혼자서 컴퓨터를 켜다가 까만 정지화면만 나오고 뭘 눌러 볼래니 겁도 나고,혹시나 내가 망가뜨린 건 아닌가 싶어서 마음을 졸이고 졸이다가 하루종일 끄지도 못한 적도 있고,메일주소랑 웹사이트 주소를 분간을 못하고, "골뱅이" 가 들어 있으면 메일 주소던가 웹주소던가 헷갈린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사실,자주 쓰다보면 이렇게 편리한 물건도 없지만,사용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지없이 하들이 높은 것이 바로 컴퓨터이다.게다가 이것저것 만지다가 도저히 궁금증을 못참고 한밤중에까지 전화를 거는 사람들을 그저 나무랄 수만도 없는 것이다.어쨌거나 누구에겐가 물어서라도 그 상황을 넘어서야만 그들이 워하는 작업을 할 수가 있는 것이므로.
원래부터가 전화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그렇게 자주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는 남편을 보면 그저 대단하게만 느껴진다.그게 또 일이니까 저렇게 상세하게 몇번이고 설명하고 가르치고 하는거겠지만.
잠시 남편의 전화벨소리가 멎었다.남편의 벨소리는 케미스트리의 곡인데 그나마 가수들 목소리가 좋아서 들어 줄만 하다.
"호짱파파! 열받지 말고 열심히 전화 잘 받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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