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춥다.바람도 조금 부는 것 같고.청소도 해야 되고 아가야들 목욕도 시켜야 되고,호짱파파가 저녁을 먹고 온다니 저녁은 안해도 되지만 앞으로 바짝 1시간동안은 열심히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지금 도라에몽을 보고 있던 호짱은 잠이 오는가 보다.의자에 앉아 있다가 방바닥에 엎드리다시피 해서 보고 있다.난 도라에몽은 재미없던데 애들 눈에는 굉장히 재미있나보다.크레용 신짱이나 아톰보다도 더 열심히 본다.
도라에몽을 보고 있다가 내가 지 키티짱 머리띠 하고 있다고 소리를 꽥 지르더니 "마마 야다~!" 이러면서 내놓으라고 난리다.벌써 아까 하고 있던거라 키티짱 머리띠는 깜박 잊고 얘기 왜이러나 하고 쳐다보고 있으니 내 머리를 가리키며 그거 내놓으라고 한다.
아~!-.- 호짱이 어질러둔 장난감 치우는데 잔머리가 내려와서 눈에 띄길래 그냥 한건데 저넘의 기집애가.엄마가 싫다뉘......-.-
호짱파파가 이 타이밍에 딱 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꼬.애들 목욕을 떠맡길 수 있는데.......아깝다~!! 오늘은 날씨두 추우니까 그냥 넘어가 버릴까? 매일 하는 목욕 하루 빠졌다구 어떻게 되는건 아니겠지 뭐.
애들 재우고 음악을 실컷 들어야겠다.오늘은 하루종일 너무 쓸데없는 짓만 하고 보낸 것 같아서 조금 허탈한 기분이다.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바쁘니까 일찍 자야겠지.요즘 자꾸 늦게자고 늦게 일어나는 버릇이 생겨서 큰일이다.예전 같으면 빠르면 6시,늦어도 7시 반에는 일어 났는데,요즘은 8시 반이 되어도 일어나기가 너무 버겁다.밤에 늦게까지 안자니까 그런거지만,일찍 일어나던 호짱까지도 덩달아 늦잠을 자니 깨워 줄 사람이 없어 더 그런 것 같다.
호짱은 욕구불만에 가득차서 자꾸 반항을 하는 바람에 오늘은 하루종일 무시작전으로 나갔다.엄마 무서운 줄을 알아야지.호짱파파도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은 밥도 장난치면서 먹으면 확 치워 버리고,나쁜 짓하면 그냥 무시해 버려!" 라고 당부를 하고 나간다.아마도,호짱이 혼이나는 것도 싫고 버릇도 고치긴 해야겠고 마음이 복잡하겠지.나도 그런데 뭐.
지형이가 태어나면서 그전에는 공주마마였던 지호짱이 많이 힘이 드는 모양이다.나도 더 이뻐해야지 하면서도 그게 잘 되지가 않는다.솔직히 젖먹이한테 더 신경이 가는 것도 맞는 말이고.불쌍하기도 하고 속도 상하고 마음이 복잡하다.내일은 공원에 나가서 열심히 뛰어 놀 수 있도록 해야겠다.
하루종일 내가 평소보다 더 무신경하게 굴자,저녁무렵에는 밥도 잘 먹고 시키는 대로 얌전히 앉아서 그림도 그리고 만화영화도 본다.고구마 맛탕을 해주었더니 조금 먹다가 말길래 얼른 치워 버렸다.다른 때 같으면 더 먹어라 하고 입에다 넣어주고 좀 더 귀찮게 했을텐데......얼른 치워 버리자 저도 좀 의아한 모양이다.
우리 지호! 결국에는 또 우리 지호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게 되는구나!.말 좀 잘듣고 나긋나긋한 여자아이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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