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갔다가 집에 와서 막 졸다가 창밖을 보니 비가 온다.
우리 집은 저번 집 처럼 큰 집은 아니다. 저번집은 방이 네개에 수영장에 잔디밭이 넓게 펼쳐진 집이었다. 그치만 관리하기가 너무나 힘들었었다.
여기는 꼭 빌라들이 모여 있는 것 같은데..여기서는 town house라 부른다.
똑같이 생긴 예쁜 주택들이 20가구쯤 한데 모여 있다.
메일박스도 모여 있고 우리 집은 18호 집이다.
이런 곳에 살면 굉장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큰 길에서 쑥 들어와 집이 있기 때문에 정말 조용하다.
거의 차 소리가 나지 않는다. 우리집 냉장고 소리만 클 뿐이지...
그리고 우리집 뒷담으로 가 보면 바로 몰치는 곳이 나온다.
쉬게 말해 구슬 치기다. 햇빛 좋은 낮엔 어김없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하얀색 옷을 입고 아이스크림처럼 모여 볼을 치고 있는모습이 보이는데 참 보기 좋다.
방은 두개다. 내 방에는 달랑 침대 하나에 책상 하나만 있을 뿐이다. 동진이도 마찬가지...
쓸모 없는거라곤 눈 씻고 찾을 수가 없다. 침대에 누워서 창에 가려진 블라인드를 살짝 젖히면 바로 바깥이다. 난 아파트에 살다가 여기 와서 가장 좋았던 점이 이렇게 바로 나가면 바깥이라는 점이 참 좋았다.
거실에는 쇼파 베드 하나에 컴퓨터 텔레비젼... 우리는 호주 텔레비젼을 잔인한 티브이라고 부른다.
정말이지 너무나 재미 없기 때문이다. 그 흔한 연예인들 나와서 쇼하는것도 없고 간혹 영화만 괜찮은거 하면 볼 뿐이다. 여기서 참 유명한 프로그램은 Big brothers데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몇달이고 함께 생활한다. 그걸 방송해 주면 우리는 재미있다고 보고... 거기서 인기만 좀 얻으면 바로 연예인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타게 된다. 참고로 지금 다시 시작하기전에 끝난 프로에서 어떤 뚱뚱하고 매일 파자마 바람에 토끼 머리띠하고 나온 여자가 있었는데 인기 짱이었다.
그리고 부엌...식기 세척기가 있어서 가끔 설거지 하기 싫을때는 그거 쓴다. 정말 편한다.
첨에 이 집 이사 올때 참기름을 욕심껏 많이 가져올려다 참기름 통이 새서 온갖 그릇들과 내 가방과 옷걸이들이 모두 참기름에 절여진 대 사건이 있었다.
며칠 동안 우리집은 참기름 냄새가 진동했고 내 시계까지 절어서 쓰지도 못 한다. 책들은 그냥 버리고 가방도 버리고(다행이도 누구한테서 빌려온 이민 가방인데 입 씻을라꼬~^^)옷걸이와 기타 쓸만 한 것들은 씻기가 하도 곤란해서 식기 세척기에 넣고 두번 돌렸더니 깨끗해 졌었다. 나도 가끔은 잔머리가...^^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사 올때 짐 부치고 차 운송 회사를 찾아 yellow page 뒤져서(일명 전화 번호부) 가격 이리 저리 알아보고 이사 와서 차 받고 짐 정리하고..무지 힘들었지만
어느새 까마득한 일이 되어 버린것 같다.
자~ 슬슬 산책이나 나가야 겠다.
프리콜 친구 은미 언니한테 전화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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