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많이 불어서 집안에서 창문을 열어 놓고 있으면 꽤 시원하다.밖에만 안나가면 제법 가을이 다가오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아직도 한여름이긴 하지만.......
매일 아이랑 하루 2시간씩 집근처를 돌아 다니고 있다.어제는 동네 친구인 세찬이 엄마와 수퍼 '라이프'에 다녀 왔고,오늘은 집알아 본다고 또 나갔다 왔다.
오늘 집을 구하러 부동산에 가서 느낀거지만,예전에 집을 구할 떄랑은 기분도 처지도 아주 많이 달라 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여기가 내 홈그라운드인 친절한 묘가다니라서 그런건지,아니면,내가 찾아간 에이센 하우스 부동산 직원들이 친절한건지,불경기라서 외국인들도 입주가 잘 되게 된건지는 몰라도(우리 동네는 집세가 무지하게 비싸다),정말로 친절하게 자세히 가르쳐 주었다.
나는 우리 부부가 결정한 집세 가격,묘가다니역 주변이라야 된다는 점,남향이고 엘레베이터와 에어콘이 있어야 하는 점,방이 2개 이상에 리빙룸이 있어야 한다는 점.화장실,욕실이 따로에다 다다미는 싫고 마루라야 한다는 점,지금 사는 집이 평방 38.8제곱 미터이며,이 것보다 넓어야 한다는 점 등등의 조건을 전부 이야기했다.
마음에 드는 집에 5~6군데 나왔고,그 중에서 나는 최종적으로 3군데를 지목했다.오늘은 그 중,1군데만 보고 왔는데,3군데 중 3DK(방 3개.리빙룸 6.5조,화장실,목욕탕 따로,남향,4층이며 엘레베이터가 있고,제일 구석이라 제일 조용하다.그리고,면적은 거의 평방 50제곱미터에 달한다.럭키!^^)
집을 보고는 나머지 2곳도 보여 달라는 약속을 하고는 시장을 보러 갔다.그런데 문득,지금 살고 있는 집이 얼마나 좋은 곳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역에서 1분도 안걸리고,마루노우치선은 지하철인데다 건물자체가 방음이 잘 되어 있어서 창문을 다 열어 놓아도 소음이 거의 없다.
그리고,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했다는 점.지금 집의 2배의 집세를 내고 앞으로는 살아야 한다.집 주인인 타카하마상에게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이 집은 타카하마상이 우리들 부부에게 선물해 준거나 다름없었는데 막상,이사를 가려고 생각하고 집을 보러 다니다 보니 아쉬운 마음에 서글퍼지려고 한다.
우리가 이사를 나가더라도,착한 동생 종범이가 이 곳에 살기로 했으니,앞으로도 타카하마상과는 자주 연락이 되겠지만,이사 나갈 때 무언가 선물을 해야겠다.우리 호짱의 턱받이랑 때때옷도 만들어 주고,철철이 선물에 전화에...... 고마운 마음을 이루 표현할 길이 없다.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는데 더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남편은 오늘 술을 한 잔 하고 온단다.그래서 남편에게 끓여 줄 콩나물국에, 양배추찜에,오이랑 잔파무침,가지 무침을 해 먹기로 했다.말복이라 수박이 한 통 사고 싶었지만 바람도 많이 불고 호짱이 난동을 부리다가 겨우 잠이 들어서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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