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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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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30 23:1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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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피곤하다.
내가 오늘 유난히 피곤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곳에서는 남는 농지들이 많아서 학생들에게 원한다면 텃밭을 할수 있도록 내어준다.물론 한국유학생들이나 그들의 가족들도 몇몇이 여가생활의 일환으로 그 밭고랑에다 고추나 깻잎,열무나 방울토마토,오이들을 심어서 먹곤 한다.2층에 사는 부지런한 새댁도 틈틈이 봄부터 그 텃밭을 가꾸어왔다.그런데 그 새댁은 지금 임신 9개월이다.곧 출산을 위해 한국으로 들어가야 하기때문에 대신 그 밭을 나보고 해보라고 권유하던 차였다.일단 다 가꾸어놓은거니 가끔 물이나 주고,잡초나 뽑아주고 수확만 해 먹으면 되는 터였다. 나야 워낙 그런데 문외한이라 부추와 잡초도 구분이 안되고,또 수아도 있는터라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다.그러던중 며칠전 자기 밭에 오이랑 깻잎이랑 고구마 줄기랑 풋고추가 꽤 열렸는데 썩여 버리느니 가서 좀 따먹으라는 것이다.그래서 나는 큰맘먹거 해가 좀 선선해지는 저녁무렵에 수아를 잠시 남편에게 맡겨놓고 밭으로 갔다. 가면서 늘 텃밭에 관심이 많고 지금 임신6개월에 먹고 싶은것이 엄청많은 이곳에 온지 한달밖에 안되는 김박사의 부인이랑, 가깝지만 산을 약간 타고 올라가야 되므로 아무래도 차로 움직이는게 낫겠다는 생각에 근처에서 서성이던 조선생님이라는 조수을 운전수삼아 같이 가게 되었다. 밭을 둘러보고 이것저것 찬거리를 수확하던중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가 가꾸어놓은 밭이라 형편이 없었다. 깻잎도 구멍이 많이나 있었고 고추는 아예 딸게 없었다.게중에서 먹을만한것을 대충 거두어들인후 우리는 옆의 텃밭으로 눈이 돌아갔다. 그곳도 앞동에 사는 젊은 박사부부가 가꾸어놓은 곳인데 깻잎과 고추가 탐스럽게 익어 있었다.우리는 아무 주저없이 풋고추 몇개씩을 따면서 역시 촌사람들은 틀려,좀 따먹고 나중에 얘기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며,마무리를 하고 돌아서 나왔다.그때 그 밭 주인들이 올라오는 것이었다. 우리는 웃으며 그 밭에서 풋고추를 좀 땃다고 얘기를 했다. 근데 그 두 부부는 표정이 굳어지며 아니 남의 밭에서 말도 없이 그럴수 있냐며 분노하는 것이다.우리는 무안해하며 그렇다고 다시 돌려주기도 이상하고 미안해하며 그냥 돌아서 내려왔다. 근데 사건은 거기에서 시작이었다. 결국 화가 많이 난 밭주인부인은 같은 층에사는 김박사부인에게 항의와 분노를 토하러 찾아왔고 몇번이나 사과를 한 그 부인은 그래도 심기가 불편해 나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남편은 학교로 가 연구실에서까지 평소 꺼끄러워하던 조선생에 대한 불만을 다른 동료들에게 토로했던 것이다. 그 이야기는 다시 그 연구실에서 퍼져 그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 그들의 부인들에게 이야기하게 되었고,그 부인들은 다시 동네 아줌마들에게도 이야기들을 퍼뜨려 나갔다.작은 사건의 발단이 여러가지 문제를 걸고 들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말이 말을 만들고,그 말이 혼자서도 삼천리를 가서 다시 화살이 되어 돌아오는 격이었다. 결국 3일만에 그 사건은 세명이 다 돌아가면서 밭주인에게 가서 사과를 하고 남편들이 맥주를 부우면서 밀담을 나눈결과 일단락이 되었다.연구실내부에서는 평소에 쌓였던 불만들이나 인간관계의 어려움까지 거론이 되는 문제로 발전이 되었고,아줌마들 사이에서는 고추 몇개로 난리 법석이 된 우스운 사건으로 낙찰이 되었다.
문제는 오늘의 결말인데 내가 너무 화가 나는 것은 아줌마들이 며칠을 식욕을 잃고 밤잠을 설치며 고민을 하고 안절부절하던 문제가 남편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한시간만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것과,손바닥만한 이곳에서 그것도 기숙사라는 한 곳에 모여사는 가족처럼 지내는 한국사람들이 너무 살붙이처럼 가깝고 친근하고 스스럼없이 느껴져서 서로에 대한 예의나 지켜야 할 것들마져도 잊어버려서 생긴 불상사에 정신이 버쩍 든 것이다.솔직히 이곳은 한국같다. 아니 한국보다 더 하다.서로 밤이건 아침이건 스스럼없이 집을 방문하고 서로의 집에서 밥을 먹고,서로의 가제도구며 물건들을 빌리고,생활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그리고 공통된 환경과 문제들을 안고 있기 때문에 그럴수 밖에 없는것이 현실이다.물론 더 친하고 덜 친하고 도 있고,여러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지만,어쨋든 내가 여태까지 경험한 이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이웃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불가항력적으로....
하여튼,아줌마들의 아무 생각없는 고추밭난입 사건은 심심하리 만큼 조용하던 시골동네에 수많은 염문과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이렇게 일단은 마무리가 되었다.
그 고추 오늘 된장찌개에 넣어 먹었는데 정말 매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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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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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동네가 시끌시끌했겠군요.
수아 엄마 괜찮아요??? ㅋㅋㅋ^^
나는 친해져도 너무 스스럼없이 서로 집을 드나들고 하는 건 좀 익숙하지 못한데......그래도 나영씨는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아요.
특히나 불가항력적으로 만들어지는 관계는 좀......그래도 주변에 한국 사람들도 많고 해서 수아에게는 많이 좋겠네요.언니,오빠들과 놀 수가 있으니까.
<동그라미 그리려다...>에 피천득의 인연,알퐁스 도데의 별...많아요.
아마 옛날 생각 날거예요.참 수아랑 수아아빠에게도 안부 전해 주시구요. | 2002-0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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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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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Everyone! I like watching <a href=http://www.finsfootball.com/bbc-football>bbc football</a>. I usually watch <a href=http://www.finsfootball.com>football online</a> as I do not have PVR. How about you? | 2011-0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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