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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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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05 14:3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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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남이 있을때 한자라도 적어야지...
어제 저는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백산 산정을 보고 왔슴다.
7,8월밖에 개방을 하지 않는데다가 특히,7월말에서 8월초가 절정이고,산행은 날씨가 크게 좌우하는데 지난주에는 내내 비가오고,이번주도 태풍이 올라온다나 우짠다나,비가 오락가락하고 그래서 얼릉 날좋은때 보따리를 쌋읍니다.후지산도 그렇게 벼르고 벼르다가 못갔는데,이번 기회는 절대 놓칠수 없었읍니다.산을 그리 좋아하는것은 아니지만,이상하게 길이 나 있으면 계속 오르지 않으면 안되는 최면의 맛은 알고 있거든요.남편이 산행을 좋아했다면 훨 많이 다녔을텐데,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우리 남편은 바다 사나이라 산길 걷는건 질색을 하더군요.특히,딸래미 생기고 부터는 물건너간 얘기처럼 여겨졌는데 이번엔 한번 고집을 부려봤죠.나도 나를 발견하는 산행을 함 해보고잡다!!라고...남편의 큰 협조가 필요했죠.애를 대신 봐야 하니까.원래는 1박코스(2박하면 더 좋고)인데,나는 하루만에 다녀오기위해 새벽에 출발해서 자가용을 밟아야하는 강행군을 감행했습니다.
동행은 아랫층 아줌마,그리고 그의 초등학교2학년짜리 아들,이렇게 셋이었습니다.좀 걱정이 되더군요.백산최고봉은 해발2702미터,올라가는데 5시간 내려오는데 3시간,게다가 중간에 퍼져버리면 해가 져버려서 절단나지요.하여튼 쉼없이 후딱갔다와야하는 여정이었습니다.산입구까지 집에서 차로 1시간 반.걱정이 된 남편이 선뜻 운전수 해주겠다고 나서더군요.아무래도 돌아올때 풀린 다리로 꼬불꼬불 산길운전해 오는게 걱정되었던 모양입니다.새벽부터 도시락을 싸고 잠이 덜깬 딸래미 들쳐싣고 출발했지요.날씨는 무지 덥더군요.가는길에 우리딸래미 꼬불꼬불 산길에서 멀밀해서 내 옷에다 죄다 오바이트를 했습니다.나는 하루종일 딸래미 오바이트냄새 맡으며 걸어다니지 않으면 안되었죠.입구에 우릴 내려준 남편은 울고부는 딸래미 싣고 얼른 돌아갔죠.거기서 부터 스타트,월요일인데도 등산객으로 엄청 붐비더군요.앞에서도 얘기했던 어떤 최면에 의해서 꾸역꾸역 다리가 움직이더군요.누군가 얘기했듯이 산이 그곳에 있기때문에 가는것인양...별 높은 산을 올라가 보지 못한 나는 첨 한두시간은 아무 생각없이 걸었습니다.반쯤 올라가니,지상의 풍경이 아니 정말 천상의 풍경이 펼쳐지더군요.평원과 야생화꽃밭과 (드라마 여름향기의 영상은 저리가라였슴다)아직도 눈이 덮여있는 설경과,백두산 천지같은 연못,구름속을 걸었습니다.정상까지...
말로 설명이 잘 안되는군요. 사실은 사진도 별로 찍고싶지 않더라구요. 사진으로 내가 본 풍경들을 다 담아낼수 없을것 같아서요.그치만,증거로 정상에서 한컷!.그 꽃밭에서도 한컷! 제가 꽃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같이 간 아줌마가 뭐라고뭐라고 한국에서는 다 천연기념물이라고 하더군요. 잘 찾으면 산삼도 있을거 같다는말에 혹해서 하마터면 눌러앉을뻔 했죠.ㅎㅎㅎ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간에 맞추려면 부지런히 내려와야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산은 올라가는것 보담 내려오는게 시간은 단축되지만 훨 힘들고 훨 위험하죠.다들 다리가 풀려서...그리고 아침부터 쌓인 피로가 겹치니,정말 곤혹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초등학생들이 많이 있더군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대부분이 산위에서 캠프를 하고, 돌아돌아보고 하지만,우린 그럴수 없었지요. 드디어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쪼무래기를 끌고 열심히 내려왔습니다. 정말 체력과 정신력의 싸움이었습니다.가도 가도 이정표가 나타나지 않고,올라갈때 그리 많던 사람들이 내려올때는 우리 뿐이었습니다. 날은 어두워지고,전화도 불빛도 있을것 같지 않더군요. 거기다 빗발까지 뿌리고,먹을것은 떨어지고,발은 허물이 벗겨져 아파오고,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욕심을 버리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상황이니 이 상황을 산의 모양을 받아들이자.연수언니의 여행기가 조금 도움이 되었지요.
결국 길은 끝을 가지고 있더군요. 예정보다 1시간이상 늦게 떨어진 우린 다리를 절뚝거리며 주차장에 기다리던 차에 올라탔습니다.
총 9시간을 연신 걸었던 것입니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대견하고 신기하더라구요.ㅎㅎㅎ 음,산이 뭐가 좋으냐면 극한 상황에서 인간성이 드러나는데 그런 나를 만날수 있어서 인것 같슴다. 나쁜 나와 좋은나를...
물론 아직도 내 다리는 내 다리가 아님다. 양 발목은 부어올라 탱탱하고...온통 근육통...
여름이 가기전에 한번 더 갈수 있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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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길이라도 잃어 버리면 어쩌려구.....무사히 잘 돌아와서 다행이예요.그런데,수아가 차안에서 안보채나봐요?무지 착하네.지호같으면 어림도 없어요.촌스럽게 지어미 닮아서 멀미대장이거든요^^* | 2003-0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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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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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야, 너 아마 미쳤지싶다. 근데 초등학교2학년 아이는 괜찮니? 상상초월! 너의 옛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산행이다. 어찌 공부도 잘 되어가는지... 암만해도 조만간 일본을 가긴 가봐야하는 거 아닐까 싶네. 이 열정의 여인네 모습이 넘 궁금해서 말이야. 내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면 지금 당장 일본으로 날아가고 있을텐데... 흑! | 2003-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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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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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마디! 너 그러다 진짜 길이라도 잃으면 어쩔뻔 했냐... 심장 떨려... | 2003-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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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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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열정은 아직 식지 않았지...
근데...
난 언니 여행이 더 심장 떨려.
아녀자가 우데 객지에서 몇날 며칠을 떠도노... | 2003-0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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