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부터 일주일동안은 나라시 보육 기간이다. 나라시 보육이란 새로운 환경에 아이가 잘 적응하도록 하기위한 방법으로 처음부터 하루종일 아이를 맡기는 대신 일주일동안 서서히 보육시간을 늘려가는 것이다.
첫 날과 둘째 날은 1시간에서 1시간 반 가량만을 보육원에서 지냈는데 앞으로 지민이와 함께 지내게 될 민들레 반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이틀동안 아빠가 옆에서 함께 놀아 주었다. 그리고 삼일 째인 어제와 4일째인 오늘은 내가 지민이를 맡게 되었다. 아침에 조금 일찍 가서 아이랑 놀아주고 평소보다 일찍 퇴근 (어제는 2시 오늘은 4시경)해서 지민이를 데리러 갔다.
내 얼굴을 보기 전까지 잘 놀던 아이가 나를 보자마자 하늘이 떠나갈 듯한 목소리로 울어버린다. 엄마 어디갔다 이제왔어요- 하는 것 같다. 역시 아직까지 새로운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낯선 모양인지 아침에도 내가 출근하고 나면 한참을 울다가 그친다고 한다. 그리곤 한 숨 자고 일어나선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엄마 얼굴을 보면 서럽게 울어버리는 것이다.
지민이랑 같은 한 살반 클라스의 민들레반 정원은 13명인데 그 중 5명만이 이번에 새로 입원한 아이들이다. 나머지 8명은 0살때부터 이 보육원에 다니고 있어 자동 월반한 아이들이라 그 아이들은 아무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하지만 지민이처럼 이번에 들어온 아이들은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우는 시간이 길거나 식사시간에 반도 채 먹지 않거나 한다고 한다.
속이 많이 상한다. 어차피 이러한 시간들은 한 번쯤 겪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라라는 것은 안다. 지금까지 지민이를 보육원에 맡기면서 선진화된 일본의 보육제도에 감사하며 덕택에 육아와 일을 양립할 수 있음에 만족해 해 온 나였다. 하지만 최근 일주일동안 몸과 마음이 많이도 힘들다. 역시 아이들에겐 엄마가 옆에 있어 주는게 좋지 않을까? 특히 지민이만할 때의 나이엔 엄마 손이 많이 가야되는데 라는 생각이 늘 마음과 머리 속에 맴돌고 있다. 옆에 할머니나 외할머니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이럴 땐 내 나라 내 고향이 아닌 타국에 있음이 조금은 서럽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회사를 나와서 역까지. 그리고 역에 내려서 보육원까지는 항상 달린다.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 사랑하는 내 아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대면하기 위해.
지금 생각으론 만약 둘째가 생긴다면 당분간 일은 접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 내게 가장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둘 이상의 아이를 기르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엄마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