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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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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7 00:45: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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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는 4월 1일부터 시모샤쿠지이 구립 보육원으로 옮겨서 등원하고 있다. 3월 31일까지 기존의 이즈미 보육원으로 보내다가 단 하루의 여유도 없이 바로 새로운 곳으로 옮기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먼저 준비물이 장난이 아니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것들과 규격이 달라 전부 새로 준비해야 했다. 매일 필요한 준비물은 식사용 에프런 2장, 식사와 간식용 손수건 4장, 발수건 1장, 갈아입힐 겉옷 3벌과 속옷, 젖은 빨래감을 넣는 비닐과 전용 가방, 산보용 모자와 양말, 그리고 매일 매일 집에서의 일과를 B5 노트에 기록해야 하는데 수유와 식사 시간, 배변과 수면 시간 등을 체크하고 이유식은 무엇을 먹였으며 집에서 아이의 놀이 상황 등을 자세히 서술해야 한다.
아이의 물건은 양발 하나까지도 이름을 기입해야 하는데 그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냥 펜으로 기입하면 지워지기도 쉽고 알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름을 기입하기 쉬운 특별 천을 샀다. 양말, 신발, 에프런, 손수건, 이불 등 용도에 따라 이름을 기입하는 라벨의 크기가 달라야 한다. 용도에 따라 크기별로 일일이 오려서 이름을 기입한 후 다리미로 다리면 천에 달라붙게 되어있는데 하나하나 다림질을 해야하는 게 의외로 손이 많이 간다.
다른 건 그런대로 준비할만 했는데 식사용 에프런이랑 이불과 요를 싸는 호청을 만드는 데 가장 애를 먹었다. 사실 고등학교 졸업 후 지금까지 간단한 바느질 외에 집에서 바느질을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규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살 수도 없다. 생각 같아선 집에서 남아도는 에프런을 사용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100엔 솝에서 이불 호청용 대형 바늘을, 이불 집에서 천을, 도큐핸즈에서 스납 핀을, 동네 슈퍼에서 타올을 샀다. 열심히 자르고 기워서 대충 작품을 만들어 내긴 했는데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드디어 지민맘이 해냈다는 자아만족감은 느껴졌다. 내년엔 좀 더 능숙한 솜씨로 준비하겠노라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렇게 준비물을 준비하느라 주말을 후딱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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