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일요일에는 가와사키에 가기로 했다.호짱도 데리고 좀 멀기는 하지만,오랫만에 가 보려고 한다.
다음 주면 은주의 8주기이다.벌써 8주기가 되었다.유학생활과 함께 시작된 은주의 주기 헤아리는 나의 버릇......
나랑 같은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건너 와서,같은 집에서 한 솥밥을 먹고,둘이서 참 친하게 지냈던 은주는 일본에 온 지 3개월만에 교통사고로 죽었다.
내가 가자고 우겼던 생일파티 다음 날,언제나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전거를 불안하게 타고 다니던 은주는 길도 좁은 사거리에서 바로 앞에서 달려 오는 트럭을 보지 못하고 어이없게도 모든 것을 포기해 버렸다.
나는 그 때 폐인이 되어 버렸었고,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주 많이 괴로워했던 것도 다 기억하고 있다.
동경으로 이사 온 후에도 매년 7월이 되면 가와사키에 가서 은주가 있는 곳에 꽃을 꽃고 돌아오곤 하는 것이 나의 연중행사가 되었다.
처음에는 혼자라서 외로웠지만,거기에 가면 은주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한참을 해바라기를 하다가 돌아 오곤 했었다.
결혼을 하고 남편에게 같이 갈 데가 있다고 하고는 함께 가와사키로 갔었다.꽃집에서 백합 몇 송이를 살 때까지도 남편은 내가 뭘 하려고 하는지 몰랐었다.
은주에게 내 남편을 소개시키고 싶었고,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 애를 잊지 못하는 나의 마음을 좀 알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참 오랫만에 은주의 이야기를 다시 쓴다.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선 잊지 못하는 이름이라서인가.참 반갑다.......
사실,내가 항상 가는 곳은 사고가 났던 곳일 뿐이지 그 곳에 은주는 없을텐데도,나는 거기에 가면 은주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어제 남편에게,은주의 8주기야.이번 주 일요일에 가와사키 같이 가자.......그랬더니 남편은,
'이젠 그만 좀 잊어라'한다.
어떻게 친구를 잊냐?.자기도 못 그러면서.......
내가 샐쭉해지자, 금방 남편은 '꼭 가자'한다.
은주가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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