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졌다.다들 우울해 하거나 안좋은 일들로 기운이 없어 한다.내 기분이 그래서 그런건지는 몰라도,그다지 재미있다,즐겁다는 이야기를 못들어 본다.이제 음력도 2월로 접어 들었고,올해가 대박이 될지 쪽박이 될지,슬슬 냄새를 풍겨올 때가 된 것 같은데 우울한 기분은 잊어 버리고 기분좋게 보내야겠다.
내일도 비라는데,이 비가 그치고 나면 봄이 훨씬 다가와 있겠지.며칠 전에 사촌아이랑 함께 샀던 비올라의 작은 화분 두개는 새들새들 골아서 볼품이 없다.꽃모양이 제비꽃이랑 비슷하고 하도 싸서 얼른 두개를 집었더니,분갈이 하기도 전에 모양새가 안됐다.
예전에 한 2년 가까이 무지하게 많은 화초를 키운 적이 있다.대학교 1학년 때 부터 키우기 시작해서 2학년 말까지였다.이사를 하려고 화분을 정리하니 1톤 트럭으로 반이상이 화분으로 들어찼었다.내 밥은 못챙겨 먹더라도 화초들 영양은 무슨 일이 있어도 챙기느라 화초 영양제에다,각종 비료도 사다 놓고,분갈이 할 온갖 크기의 화분이랑 삽,물조리개로 좁은 베란다가 더 복잡해지고는 했었다.
유카립투스같은 투박한 나무도 매일 요리조리 돌려가며 어디 상한 데는 없는지 살피고,한국의 어떤 커피숖에 갔다가,하늘하늘한 가지에서 이파리들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게 너무 인상적이어서 샀던 벤자민 조차, 가끔 떨어져 내리는 이파리 하나도 아까워서 화분에 살짝 올려놓고는 했었다.
맨날,물 준다 영양제 먹인다고 극성을 떨며 키우다가,계단에서 넘어져서 발에 금이 간 이후로 화분들이 하나 둘,기를 못펴고 새들거려 대길래,하나는 건넛방 중국애 주고,하나는 또 다른 애 주고,순복이 줘 놨더니 물안줘서 말라 죽고,남은 화분 몇개는 그 때 살던 기숙사 관리인에게 넘겼다.
내가 싱싱할 때는 걔네들도 싱싱했는데,나대신 누군가에게 물좀 주라고 부탁을 해도 그게 마음에 안드는건지 새들거리다가는 그냥 죽고 죽고 했었다.다시 화초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서 나름대로 예쁘게 화단을 꾸미고 싶은데도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가 않는다.
남편에게 핀잔을 먹어 가면서도 자꾸만 화분들을 한개,두개 사 오기는 하는데,정말 이런 식으로 할거면 안키우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호짱에게는 만지지 말고 뽀뽀만 하라고 가르치면서 내가 이 모양이니 될 리가 없다.
이번 봄에는 제대로 가드닝을 한 번 해볼까 하고 생각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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