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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와사키라는 곳에 발을 디디고 나서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한국에서는 그렇게 흔한 것이 일본에 와서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를 않는 것.
'카페가 없어......!'
참으로 이상했다.여기가 변두리라서 그런건가......하지만 가와사키는 꽤 번화한 곳으로 변두리로 치기에는 너무 큰 동네이다.한번은 자전거를 타고 JR뒤쪽의 번화가를 샅샅이 둘러본 적도 있었다.그런데,아무리 찾아도 한국 스타일의 카페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거였다.
커피숖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왠지 샌님 공부방에나 있음직한 네모빤딱한 테이블이 올망졸망 늘어서 있는 가게 안,게다가 초딩 시절을 연상케 하는 조그맣고 딱딱한 의자들.어쩌다가 4명이 앉을 수 있는 조금 널찍한 테이블에 앉았을 때는 속으로 '럭키~~!'를 외칠 만큼 숨통 막히는 커피숖은 많이 있었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그런거 말고,한국 스타일의 크고 널찍하고 화사하고 마이너스 이온이 사정없이 방출되고 있는 듯한 모던한 느낌의 카페.바로 그런 카페를 찾았던 것이다.언젠가 방학 때,일본친구가 한국을 보고 싶다고 해서 한국에 데려간 적이 있었다.그랬더니,한국의 카페를 보고 어찌나 놀라던지.머리털나고 이런 분위기에서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다는 거였다.그러면서 하는 말이,
"왠지 적응이 안돼......어색해......한국이 아니라 유럽의 어딘가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어"
"난,너희 나라의 그 군기잡는 듯 일렬로 정렬한 듯한 커피숖이 너무 숨막혀"
어디든 기대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푹신하고 포근하고 감각있는 커다란 소파가 놓인 카페를 즐겨 찾곤 했었다.피곤할 때나 상념에 빠지고 싶을 때,음악을 들어가며 소파에 폭 파묻혀서 카페에 들어왔다 나가는 사람들을 곁눈으로 구경하거나,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데는 안성마춤인 것이다.
그런데,왜 여기는 없을까.일본에는 이쁜 카페가 더 많을 거라고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요코하마에 있는 영사관에 갔을 때도 친구들이랑 혹시라도 내가 찾는 스타일의 이쁜 카페가 있는지 헤매고 다닌 적이 있다.이쁘장한 가게가 많기로 유명한 요코하마인데도 역시 한국 스타일의 카페는 없었다.
'그럼 다시 한국에 나가기 전까지는 그런 카페는 구경도 못하겠네?!'
왠지 서운하고 허전한 느낌.솔직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카페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지친 몸을 쉬게 하고 싶어서 가는 경우도 많은데,이렇게 좁아터진 곳에서는 쉰다기보다 오히려 남들이 신경이 쓰여서 제대로 커피 한잔이나마 마시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방학을 맞아서 한국에 나가면 제일 먼저 내 마음에 드는 카페로 가서 좋아하는 음악을 실컷 듣는거야......폭신하고 커다란 소파에 앉아서 통유리로 된 카페 바깥을 멍하니 내다보며 상념에 빠지는거야......
있을 때는 모르다가 갑자기 없어지니 허전한 느낌.왜그렇게나 한국의 카페들이 그리웠었는지 모르겠다.물론,어쩌다가 한국에 나가게 되면 없는 시간을 쪼개서 내가 즐겨찾던 카페에 가서 잠깐이나마 회포(?)를 풀곤 했었다.지금은 좁아터진 일본식 커피숖에도 적응이 되어서 전혀 불편함을 못느끼고,사람들과 어깨가 부딪힐락 말락하는 좁은 공간에서도 유유히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커피맛은 또 왜그렇게 없는지 처음에는 탄약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쓰고 진해서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한잔에 500엔정도 하는 르노와르에나 가야 마실만한 커피가 나오고,일반 커피숖인 도토루나 프론토 같은 곳의 커피는 아예 설탕을 두개나 받아서 타넣어야 좀 마실만하다.그러다 보니,한국에서는 거의 마시지 않던 낱개포장된 맥X 인스턴트 커피는 필수품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역시 커피는 스타박스가 최고야~!
우리 동네에 스타박스 커피숖이 두군데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참고로,일본의 캔커피는 맛이 일품이다.한개 120엔 하는데 종류도 엄청나게 많은데다 맛들도 가지각색이어서 120엔이 아깝지 않게 느껴진다.참고로 내가 좋아하는 커피는 조지아의 신제품 프라치나 브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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