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이 고이고이 숨겨 둔 비상금을 발견했다.남편에게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겠지만,나는 "야!신난다!" 였다.
내 컴퓨터는 방을 등지고 앉아야 되기 때문에 호짱이 난리를 쳐서,요즘은 주로 남편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청소를 할까 하고 컴퓨터 옆을 치우다 보니,키보드 밑에서 2만엔이 나왔다.
남편에게 보고하고 1만엔을 달라고 했더니,울며 겨자먹기로 가지라고 한다.안그래도 요즘 좀 딸리는 판이었는데 잘됐다.
남편은 돈을 잘 모으는 편이다.용돈하라고 주면 어떻게 쪼개고 쪼개서 조금씩 모아둔다.그런데,가끔씩 '뭐 먹고 싶은거 있어?'라며 내 표정을 살핀다.그러면 나는 속으로 '흐~음 비상금이 어느정도 모였군~~~'한다.^^
남편은 돈을 열심히 모으기는 하는데,끝까지 비밀로 못하고 나한테 들키고 만다.그렇게 싫은 표정도 아니고 오히려 사주려고 드니,비상금이 제대로 모일 리가 없다.
나는 남편의 피같은 비상금 1만엔을 들고 씩씩하게 수퍼랑 약국이랑 완구점이랑을 싹 돌았다.
우선,목욕탕 크리너,에어콘 크리너,가스렌지 크리너를 사고,호짱을 위해 분홍색 큰 공을 사고,녹차 폿트와 머그 잔을 2개 사고,남편을 위해,참치 사시미와 해초 사라다 감을 샀다.그리고,호짱의 이유식에 넣을 새우도 샀다.
흐흐흐~너무 기분 좋다.
순악질 여사의 비상금 갈취에 눈물을 머금을 남편을 위해,오늘 밤에는 맥주랑 사시미,데친 통오징어를 먹겠다.음하하하~^^
여름 입맛을 간단히 살릴 메뉴
물오징어를 두마리 정도 손질하고 물에 살짝 데쳐서 먹기 좋게 썬 다음,간장에다 와사비를 풀고 찍어 먹는다.
맥주 안주로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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