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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랑은 사랑이 맞습니다만……


[잡지에 연재한 글입니다]

교육열이 높은 동네에 살다 보니 주변에 공부로 아이들을 잡는 엄마들을 참 쉽게 발견할 수 있다.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분이 누군가 하면 재일교포와 결혼한 어떤 한국 엄마인데, 아이들이 세 명 모두 한국 말을 못 한다.

본인은 나와 같은 유학생으로 건너 와서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기 때문에 나를 만나면 일본어 보다는 거의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려고 하면서, 왜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는지 참으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5살, 3살 먹은 우리 아이들이 일본어,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그 엄마가 무척 놀라곤 했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한국말을 잘해요?”

어떻게 잘하긴, 한국 사람이 일본에 살고 있으니 당연히 한국어, 일본어를 섞어서 쓰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쓸 수 있게 된 것이지, 나는 오히려 그 엄마에게 왜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그 엄마 왈,

“외국어는요…… 따로따로 가르치는 것이 더 효과적이래요. 하나를 완벽하게 하고 나면 다른 언어도 쉽게 배운대요”

‘그럼, 우리나라 말이 외국어라는 거요?’ 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괜히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이 내키지 않아 그냥 목까지 넘어 오는 말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이들은 검도, 카라테, 수영, 주산, 암기, 영어, 체조, 합창, 피아노 등등…… 요만할 때부터 안배운 것이 없다고 어찌나 자랑을 늘어 놓는지 모른다. 소위 오쥬켄(お受験)을 시키고 있는 중이다.

오쥬켄이란, 유치원부터 유명한 국립 유치원이나 사립 유치원에 보내면서 따로 공부를 시켜서 일류 초등, 중등, 고등 코스를 밟게 하는 시스템을 말하는데, 일단 유명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만 들어가면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서라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대학교까지 에스컬레이터 식으로 올라갈 수 있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 준 신의 동아줄이라고 한다.

방학이 되면 사흘에 12만엔짜리 특별 합숙에 보내고, 평소에도 밤 12시까지 이런저런 교실에 다니느라고 파김치가 되어서 돌아 온다고 한다. 큰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다.

나는 그 엄마를 보면 인생을 왜 저렇게 험난하게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많이 먹이면 키가 쑥쑥 자란다고 억지로 정량의 두 배, 세 배를 먹여 봐라. 그 아이가 엄마가 원하는 대로 키가 쑥쑥 클까 아니면, 배탈이 나서 병원으로 실려 갈까? 아이들에게는 그 나이게 맞게 소화시킬 능력이라는 것이 있는 법인데 말이다.

아이들 때문에 스트레스는 쌓일 대로 쌓이고, 그걸 풀 데가 없으니 그저 보이는 세상이 전부 자신의 적으로 느껴지는 모양이다. 같은 오쥬켄을 하고 있는 엄마들을 욕하고 질투하고, 늘 무언가에 분해 하고, 그 히스테리를 풀 데가 없을까 싶어서 찾아 낸 것이 같은 한국인 엄마인 나였던 것이다.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허사이다. 왜냐하면, 바로 옆에 살고 있어서 매일 아침에 마주치고, 오후에 마주친다.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 오거나 찾아 오고, 나는 그 엄마의 한 맺힌 일상의 스트레스를 들어 주느라 몸에 두드러기가 생길 지경에까지 와 버렸다.

사람의 침에는 독성이 있어서 작은 벌레들에게 침이 묻으면 그 벌레들은 죽어 버리고 만다. 하물며, 독기 서린 말투와 표독스런 표정으로 내 뱉는 말이 사람의 기를 빼앗고 에너지를 빨아 들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르겠다.

나는 아이들은 흙투성이로 뛰어 놀고, 만지고, 만들고,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배워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어렸을 적부터 바다로 들로 참 많이 데리고 다녔다. 한국에 데리고 가면 우리 아이들이 제일 까맣고 무릎도 엉망이라서 동경 시골에서 나왔다고 어른들이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이다.

이제 큰 아이가 한국 나이로 6살이 되어서, 좀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올 10월부터 어린이 영어와 그림교실에 보내게 되었다. 평소에도 피아노가 배우고 싶다, 발레가 배우고 싶다고 졸라 대던 아이가 일주일에 두 번 다니는 이 학원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수업이 끝나도 돌아서 나올 생각을 않고 크레용을 끄집어 내서 혼자 그림을 그리거나 구석에 비치되어 있는 그림책을 심각한 얼굴로 뒤적이고는 한다. 이제 뭔가 배울 시기가 되었다는 사인인 것이다.

무엇이건 다 때가 있는 법이고 그 때를 못 맞추면 오히려 설익은 과일을 따내서 낭패를 하기 십상인데, 왜 그렇게까지 자신과 아이들을 옥죄는 것일까. 결국, 따라 올 아이는 계속 끌고 가고 못 따라오는 놈은 방치시키겠다는 것인지, 막내 아들은 또 아무 것도 시키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엄마는 맨날 공부해라! 공부해라!……그 말 밖에 안 해서 너무 싫어!” 라고 어느 날 막내 아들이 조그맣게 읊조린다.

세상 엄마들의 마음은 다 똑같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건강하게 태어나 준 것만으로 감사하게 여기던 것이, 점점 커 나가면서 남들보다 더 잘생겼으면, 키는 더 컸으면, 공부는 더 잘했으면, 더 똑똑했으면…… 바라는 것들이 점점 늘어난다. 하나를 만족시켜 주면 더 큰 것을 바라게 되는 욕심꾸러기가 되어서 자신의 아이들을 사랑이라는 미명하게 잡으려고 든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런 글을 쓴다고 해서 나라고 다르겠는가? 다 똑같다.

그렇게 닦달하고 아이들을 들볶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나이 먹어 이 어미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 너는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 나가겠는가’ 라는 생각에 봉착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가 없더라도 네 혼자 힘으로 세상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힘을 길러 주기 위함이리라. 그래서 좀 더 나은 소셜 포지션을 위해, 좀 더 나은 직업을 얻게 하기 위해 부모들은 몸서리 나게 잔소리를 하고 아이들을 잡는 것이리라…….

얼마 전에 어느 중국인 부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부부는 지지리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는데, 무남독녀 딸아이가 어느새 자라 초등학생이 되었다. 부부는 고민하다가 아버지 혼자 일본으로 가서 돈을 벌기로 작정을 하고 일가 친척의 집을 전전하며 돈을 빌려서 여비를 마련했다.

처음에는 일본어 학교의 학생으로 오게 되지만, 어느새 학교를 그만두고 불법체류자가 되어서 15년 동안 갖가지 험한 일을 하며 아이의 학비를 마련했다. 중국에 남은 엄마는 엄마대로 20여 년을 일한 봉제 공장에서 밤낮없이 미싱을 돌려 가며, 어느새 어엿하게 자라 대학생이 되어 미국으로 의학공부를 하러 떠난 딸래미를 위해서 자신의 젊음을 희생한다.

아버지는 15년 동안, 이가 8개 밖에 남지 않았고, 부인과는 단 사흘을 만날 수 있었으며, 헤어질 때 9살이던 딸이 뉴욕으로 유학을 떠나는 도중에 경유한 동경에서 15년 만에 24시간 동안 재회하게 된다.

“내가 가난해서 너무 고생을 시켰소. 미안하오……” 라며 사과하는 남편의 따뜻한 말에 착한 아내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아버지와 아쉬운 작별을 한 후,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던 딸의 입에서 “우리 부모님은 나를 위해서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로 고생을 하셨다. 날 위해 그렇게까지 희생할 필요는 없었는데 이해할 수가 없을 때도 있었다.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의사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나의 행동으로 이 은혜를 갚을 수 밖에 없다” 고 한다.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되었고, 아버지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는 데서 이야기는 끝이 났다.

고물 라디오처럼,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자신이 얼마나 여가를 희생하고 있는지, 자신처럼 노력하지 않는 나는 얼마나 무능하고 생각 없는 엄마인지」에 대한 일장 연설이 지겨워 죽을 지경이더니, 이 다큐멘터리는 그렇게나 가슴을 때리고 눈물이 쉴 새 없이 흐른다.

내 부모님이 아무 말씀 없이 그렇게 노력하셨던 모습을 떠올리며,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깨우치던 중국인 딸의 모습에 나의 어린 시절을 겹쳐 보며, 내 부모님도 그렇게 마음으로 “스트레이트 어퍼컷”을 날리던 따뜻한 부모님이었음이 얼마나 다행한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어린 자식들을 머리로 느끼는 인간으로 키울 것인가 아니면, 가슴으로 느끼는 인간으로 키울 것인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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