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輪舞曲...기쁘고 슬픈 시절--몇 그램의 기억들

밤이 깊어가고 있다.

얼른 잠을 자야 되는데 참지 못하고 녹화를 해 둔  輪舞曲 제 5화를 돌려서 보았다.중간중간 졸음이 쏟아져서 스치고 지나친 장면들도 있었지만,어쩌면 이렇게 1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것일까...나는 녹화를 떠서까지 드라마를 즐겨 보는 타입은 아니다.여지껏 단 한번도 그런 노력을 해본 적이 없다.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어학교 시절이 떠오른다.아련하지만 선명하고,기쁘고 슬픈 시절이었다.

나는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고 유학길에 올랐다.트렁크를 세개나 짊어 지고 동경에 발을 디뎠을 때, 히라가나와 일본어 문법 책을 세번 본 게 다였다.내가 앞으로 살게 될거라며 공항에 나온 학교 선생님이 건네 주는 명찰의 카타카나로 된 기숙사 이름도 읽지 못했었다.

특히, 한국 역사를 좋아했던 깐깐하고 보수적인 성향, 한국에서 일본 노래는 들어 본 적도 없었을 만큼의 일본,일본어에 대한 무지, 한창 유행했던 안전지대 티셔츠를 보고도 소름이 끼쳤던 일본에 대한 공포심, 브랜드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일제 물건들을 선호하는 감성들도 이해할 수 없는 채로, 나는 하필이면 이 일본으로 유학 길을 정했었다. 

나는 왜 처음 결정했던 대로 캐나다 토론토로 가지 않았을까...일본에 살면서 그 점을 活막?amp;nbsp;많이 후회했었다.당시에는 방송으로 유명했던 곳이 토론토 대학과 일본대학교 방송학과였고,내가 존경하던 방송국 상사의 출신 학교가 바로 그 일본대 방송학과였던 점,영어가 안따라 준다는 점,그리고 고추장과 김치 없이는 못산다는 점,한국에서 2시간 밖에 안걸린다는 점들이 이유였던 것 같다.써 놓고 보니 이유가 꽤 많았네...

일본으로 오자마자 몇달 되지도 않아 룸메이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버렸고,나는 처음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무언가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절망과 박탈감에 한참을 집안에 틀어박혀 지냈다.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이런 사정을 알게 될까 봐 전화를 한통도 걸지 못했다.한국에서 도우미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선생님으로 군림하던 나는, 사투리를 쓰면서도 No NG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달았던 당당한 나는, 조금씩 제 살을 갉아 먹으며 눈치 꾸러기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태어나서 이날 이때껏 별 고생없이 살았는데,나는 내 친구를 저 세상으로 보내면서 비틀어지고 고통스러운 일본 생활을 맛보게 되었다.심한 불면증에 두통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친구가 구해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나는 조금씩 생기를 되찾게 되었다.내가 어학교시절 1년 반 정도를 했던 아르바이트는 한국 드라마를 더빙해서 배달하는 일이었다.보통은 남자들이 오토바이나 차로 운반하는 일을 나는 자전거 한대로 다 해 냈다.차운전을 못하는게 제일 큰 이유지만,가와사키에서 요코하마까지의 왕복 2시간 길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나는 일에 홀린 사람처럼 미친듯이 일을 했다.학교가 파하고 돌아가자 마자 새벽 5시까지 비디오를 뜨고,찌라시를 돌리고, 배달을 했다.한겨울에는 손에 양말을 끼고 그 위에 커다란 장갑을 끼고,밤에는 남자처럼 하고 배달을 다녔다. 극도의 무서움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두운 밤길을 친구에게 날 지켜 달라고 속삭이며 페달을 밟았었다.

그러면서 돈을 정해진 월급으로 받으니 학교 친구들이 날보고 미쳤다고 했다.나는 주인 언니가 좋았다.예쁘장하게 생긴 언니는 마흔 두살이었고 세살 먹은 아들이 하나 있었다.그 언니는 한국에서 이미 한번 결혼했다 이혼을 했고, 아들이 둘 있었으며 그 아들들은 이미 성년이 지났다고 했다.세살짜리 아들은 일본으로 건너 와서 술집에서 일하다가 만난 부자 재일교포와의 아이였다.

언니는 소위 말하는 세컨드였다.그리고 매일 파칭코를 하고 술을 마셔댔다.하루도 안취한 날이 없었고,술만 취하면 날 붙잡아 놓고 신세한탄을 했다.세살짜리 아들을 재워 놓고 나가거나 아니면,내 옆에 데려다 놓고 술을 마시러 나갔다.술만 마시면 어찌나 말이 많아지는지 사람이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언니의  눈물 섞인 푸념을 언니가 말하다 말하다 지칠 때까지 들어 주었다.

가족이 따로 있었던 아저씨는 한달 생활비로 거의 백만엔에 가까운 돈을 언니에게 주었고,말하자면 비디오 가게 같은건 그냥 언니의 심심풀이 땅콩이었던 것이다.빠칭코에서 매일 져도 언니는 눈하나 깜짝 안했다.술도 싫어하고 노름은 더더욱 싫은 내가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견뎠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아마,친구를 잃은 허전한 마음에 날 믿고 의지하는 두 모자는 아주 큰 부분으로 차지했던 것 같다.   

나의 일본어 학교 시절...처음에 친구들은 내가 이상해지는게 아닐까 하고 걱정들을 했다.그래서 나 몰래 부모님께 전화를 해서 한국으로 데리고 가는게 좋지 않을까 상의를 한 적도 있다.그래도 경력이 있으니 일본어는 하나도 몰라도 추천입학이 가능하다고 모 대학에서 사람이 왔다.1년째를 그냥 포기한 다음 2년째는 열심히 공부를 했다.아무리 바빠도,아무리 배달이 밀려 있어도 하루 30분 예습은 철저히 지켰고,쪽지 시험이라도 있는 날에는 한자들을 달달달 외어서 만점을 받았다.

졸업할 때는 특례로 어학교에서 장학금을 주었고 별거 아니지만 전과목 올 A를 받았다,그리고,어학교에서 7년 만에 일본 대학교 연극학과에 합격을 해서 빨간 꽃이 내 이름옆에 달렸다.방송을 공부하러 와놓고 연극으로 바꾼 것은 방송이나 연극은 같은 예술 계통인데다,살아있는 무대를 먼저 알아야 예술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그래도 내가 존경해 마지않던 상사님이 졸업하신 대학에 들어가게 된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었다.여기까지가 나의 어학교 시절의 이야기이다.

드라마  輪舞曲 를 보면 낯설고 물선 남의 땅에 와서 내땅 한뼘 만드느라고 고생고생하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이제는 없는 룸메이트와 함께 걸었던 그 길을 나는 아련하게 추억한다.말이 안통해서 병신이라고 나 자신을 욕한 적도 있었다.누구를 믿어야 될지 몰라서 힘들고 마음 아팠던 내 친구들의 모습도 있고,조센징이라고 해서 "야! 이 개새꺄~! 내 손에 주글래?" 라고 한국 말로 쌍욕을 퍼부은 적도 있었다.그 때보다 나는 얼마나 더 자란걸까...

스스로의 얼굴에 "한국사람은 안돼..." 라고 하지 말자.

단지 '한국 사람'이기 위해서 남의 땅에서 한치 부끄럼없이 깨끗하게 산 당당한 한국 사람도 셀 수 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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